존재감 커지는 반도체 유리기판…삼성·SK·LG 투자 강화

  • 삼성전기·SKC 선점 경쟁 속 LG이노텍 다크호스

  • AI 수요로 고부가가치 급부상… "2~3년 내 윤곽"

MWC 2025에 전시된 SKC 글라스 기판 사진SKC
'MWC 2025'에 전시된 SKC 글라스 기판 [사진=SKC]

삼성전기·SKC·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전자·소재 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에 대한 투자를 일제히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업계가 기존 유기(플라스틱) 기판의 한계를 대체할 신소재 확보에 나선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파일럿 라인 구축·글로벌 고객사 인증 등 전방위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TBRC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 기판 시장은 연간 6.6%씩 성장해 작년 79억 달러(약 11조6000억원)에서 2029년 108억5000만 달러(약 15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기·SKC·LG이노텍은 유리기판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조직 개편, 시설 투자, 고객사 인증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분류하며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주혁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장 겸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중심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세종사업장에는 이미 파일럿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 대상 시제품 공급도 진행 중으로, 회사는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품질 안정화와 공정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 코어와 유리 인터포저를 모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과의 JV 추진 등 그룹 차원의 공급망 내재화도 병행하고 있다.

SKC는 자회사 SK앱솔릭스를 앞세워 유리기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시제품 생산을 진행하며 글로벌 고객사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고, 최근 경영진 교체를 통해 반도체 패키징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했다. 

업계에서는 SKC가 2026년을 상용화 원년으로 삼아 사실상 가장 빠른 양산 일정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일부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회사는 유리기판을 신성장 전환의 핵심축으로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로 분류되나 R&D 강화와 파일럿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며 추격 중이다. 특히 유리 인터포저보다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리 코어 기판을 우선 개발해 사업 리스크를 줄이면서 AI 서버용 고밀도 패키징 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구미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검증을 진행하는 중이다. LG그룹 차원에서도 전장·광학·반도체 패키징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강화되고 있어, 유리기판 사업은 그룹 내 포트폴리오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리기판은 열 안정성, 표면 평탄도, 전송 특성 등에서 유기기판을 크게 상회해 고성능 칩 패키징의 병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제조 난도가 높아 수율 확보가 관건이며, 대면적 유리 기판의 균일성 확보·패키징 공정과의 정합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향후 2~3년 안에 유리기판 산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진입 단계이지만 AI수요와 맞물리면서 조만간 시장 구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서버용 제품 규격을 선점하는 업체가 '게임 체인저'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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