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연명의료 중단, 더 나은 선택이었다"…이창용 총재의 눈물어린 보고서

  • 한은-건보공단, '연명의료, 누구의 선택인가' 심포지엄

  • 이 총재, 8월 타계 모친 언급하며 연구 의의 밝혀

  • 연명의료 거부 의향 84%인데 중단은 16.7%만

  • 연명의료 고통은 심폐소생술의 4배 수준

  • 건강보험 연명의료비 2070년 17조 달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생애말기 의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2025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는 도중 얼마 전 작고한 어머니 얘기를 하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생애말기 의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2025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는 도중 얼마 전 작고한 어머니 얘기를 하며 눈물을 삼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영양제는 더 넣지 말고 통증만 치료해 달라고 하셨는데 지나고 보니 어머니께도, 사회적으로도 더 나은 선택이었다. 이 연구를 어머님께 바치고 싶다."

이창용 한국은 총재가 11일 한국은행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생애말기 의료를 중심으로' 심포지엄에서 울먹이며 이번 연구 주제에 대한 진심이 담긴 소회를 털어놨다.

이 총재는 "이번 연구는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생명의 존엄성처럼 민감한 주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는 데 대한 걱정도 많았지만 고령화 시대 연명의료가 초래할 거시경제적 문제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은은 '연명의료, 누구의 선택인가' 보고서를 발표하며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환자가 원치 않는 연명의료는 환자에겐 고통을, 가족과 사회엔 경제적 부담을 준다는 내용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 시술을 경험하는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해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지만 2023년 65세 이상 사망자 중 67%는 연명의료 시술을 경험했고 실제 시술을 유보·중단한 비율은 16.7%에 그쳤다. 

반면 고령층의 선호는 의료 현실과 큰 괴리를 보였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고령층 84.1%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의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연명의료가 동반하는 신체적 고통은 상당했다. '시각적 통증 척도'(VAS)로 측정한 연명의료 환자의 평균 고통지수는 35점으로, 심폐소생술(8.5점)이나 삼차신경통(10점)의 3~4배 수준이다.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 등 집중 시술을 받은 일부 환자는 127.2점까지 치솟았다.

연명의료 환자와 가족이 겪는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연명의료 환자가 임종 전 1년간 지출하는 평균 의료비는 10년간 두 배 증가해 2023년 1088만원에 달했다.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의 약 40% 수준이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 역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연명의료 시술 비율이 현재처럼 70% 수준에서 유지되면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연명의료비는 2070년 16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시술 비율이 고령층 설문에 부합하는 15% 수준이라면 13조30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인로 한은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실 차장은 "절감된 재원을 호스피스 등 생애말기 돌봄 시설 확충에 재배치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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