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개혁·개방 2.0' 실험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에서 오는 18일 전격 추진된다. 이날 하이난성이 자유무역항으로 공식 출범하는 이른바 '봉관(封關·특수지역으로 완전 분리)'을 시행하면서다.
봉관은 세관을 봉쇄한다는 뜻으로, 하이난섬 전역을 중국 본토와 분리된 하나의 특별 세관구역으로 조성해 홍콩처럼 차별화된 무관세 세제 감면, 통관 및 행정절차 간소화 등의 우대 정책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鄧 개혁개방일 맞춰…'무관세' 자유경제구역 띄우기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4월 하이난 방문 당시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새로운 시대의 개혁·개방 시범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 주석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만 모두 4차례 하이난을 방문해 자유무역항 계획을 지원사격했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목표는 하이난성에 무관세와 세금 감면 혜택을 지원하고 개혁·개방의 실험장으로 활용해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는 것.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경제 기반이 취약한 하이난성에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 봉관이 시행되면 우선 하이난성에 수입되는 품목의 4분의 3 가까이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수입한 원자재라도 하이난성 내에서 30% 이상 가공된 상품은 관세 없이 중국 본토에 판매할 수 있다. 하이난에서는 중국 본토에서 금지·제한된 일부 수입품이나 서비스 무역 항목에 대한 개방 조치도 마련될 전망이다.
세제에 있어서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적용해 특정 산업을 제외하고는 하이난성 등록 기업에 모두 법인세율 15%를 적용하고, 하이난성 거주민에는 최고 15%의 개인소득세율을 적용하고 초과분은 면세 혜택도 받는다. 중국 현재 개인소득세율이 최고 45%에 달하고, 법인세율이 2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다.
이밖에도 증치세(부가가치세), 소비세, 차량구매세, 도시유지건설세, 교육비부담금 등 세금을 소비세로 통합해 세제도 간소화한다.
산업 기반 취약...서비스무역 개혁·개방 실험장 제격
중국이 이러한 관세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하이난에서 선보이고 있는 첫번째 실험은 서비스 무역 개혁·개방이다.
현재 서비스 무역 비중이 30%가 넘는 유럽, 미국과 달리 중국 서비스 무역 비중은 아직 13%에 그친다. 그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특히 산업 경제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하이난성이 중국 서비스 무역 실험장으로 제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하이난성은 관광·호텔 서비스 등 노동집약형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 물류·연구개발(R&D)·금융·녹색 저탄소·디지털데이터·교육·회계·법률 등 제조업 생산 경영 활동과 연계된 서비스업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하이난성은 서비스 무역 방면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해 서비스 무역 개방을 확대해왔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로 동남아와 인접한 하이난성의 서비스 무역의 경쟁력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RCEP은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 있어 시장 개방 수준이 높은 협정이기 때문.
덕분에 하이난성의 서비스 무역액은 2020년에서 2024년까지 4년간 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서비스 무역액이 60%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충칭시 시장을 역임한 중국 경제 금융 전문 관료 황치판 중국혁신발전전략연구회 학술위원회 상무부회장은 최근 한 포럼 석상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단순한 보세구역으로 취급한다면 이는 정장용 원단으로 셔츠를 만드는 것과 같은 낭비"라며 금융 서비스업 도시인 홍콩처럼 하이난성이 서비스 무역 발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1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에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시장 진입과 개방을 확대하고 국경간 서비스무역 네거티브 리스트 제도를 완비할 것이란 사실을 분명히 했다.
내수 진작 필요성... 내외 무역 일체화 실험장으로
또 하나는 하이난을 내외 무역 일체화의 실험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수십 년간 수출 주도형 성장에 의존해 온 중국은 대외 무역은 비교적 우대한 반면, 국내 무역은 법규에 따라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대외 무역과 국내 무역간 규제·표준·인증 등이 서로 달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 무역 제재 증가에 맞닥뜨리면서 내수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내수와 수출 시장을 동일하게 운영해 시장 효율성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즉,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면 내수도 팔고 수출도 가능하도록 표준 인증 검역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은 하이난성과 해외간 무역(1선)은 개방하고, 하이난성과 중국 본토간 무역(2선)은 관리하는 이원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되, 점진적으로 1·2선간 규제·표준·인증 등의 차이를 축소하고 2선도 선택적으로 개방해 장기적으로는 홍콩처럼 내외 무역이 일체화된 단일 시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의 천보 선임 연구원은 "하이난은 더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개혁·개방을 위한 실험장"이라며, "만약 실험이 성공한다면 대부분의 정책들이 조만간 중국의 다른 지역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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