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거센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사자'로 돌아서며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와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주를 대거 사들였다. 반면 최근 급등했던 알테오젠과 한화오션 등은 처분하며 수익 실현에 나선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2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한 달간 16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를 7831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6668억원), 현대차(432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87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인공지능(AI) 거품론' 확산 당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순매도 상위 1·2위를 차지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배경으로는 양사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이 18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꼽힌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약 66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하는 전례 없는 성장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반면 이수페타시스(2194억원), 한화오션(1865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1862억원) 등은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이수페타시스를 1201억원, 한화오션을 1658억원, 삼성에스디에스를 13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079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에코프로(3549억원)와 에코프로비엠(1076억원) 등 이차전지 소재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비에이치아이(1213억원)와 클로봇(1076억원)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알테오젠(3222억원), 펩트론(1274억원), 디앤디파마텍(1074억원) 등 바이오주는 대거 매도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부진에도 최근 리튬·코발트 가격 상승,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로 이차전지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 경향으로 ESS 성장성이 부각 받으며 이차전지 업종 주가는 강한 반등을 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는 결국 외국인"이라며 "AI 버블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유동성 경색이 풀리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여, 12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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