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에 '판다 외교'도 막 내리나…日, 사상 첫 '제로 판다' 눈앞

  • 우에노동물원 쌍둥이 암컷·수컷 내년 2월 반환

  • 1972년 국교 정상화 이후 첫 판다 제로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있는 판다 레이레이사진EPA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있는 판다 레이레이[사진=EPA·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자이언트 판다마저 일본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남아 있는 마지막 판다 두 마리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이어서, 일본은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판다가 한 마리도 없는 나라’가 될 상황에 놓였다.

아사히신문은 15일 관계자를 인용해 우에노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 수컷 ‘샤오샤오’와 암컷 ‘레이레이’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판다는 2021년 6월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났으며 일본에서 태어난 판다 가운데서도 큰 인기를 끌어왔다. 두 마리는 2023년 9월 중국으로 돌아간 부모 ‘리리’와 ‘싱싱’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로, 누나 격인 ‘샹샹’도 이미 같은 해 2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당초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반환 시점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도쿄도와 중국 측이 반환 일정에 대해 협의한 결과 1월 하순으로 앞당겨졌다. 도쿄도는 조만간 구체적인 반환 일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두 마리의 반환 이후다. 일본 측은 중국에 새로운 판다 대여를 요청해 왔지만, 반환 이전에 신규 대여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에 중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판다 대여를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실제로 중·일 관계는 최근 급속히 냉각됐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 시 일본이 개입할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국은 외교적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전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준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군사·안보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외교 갈등은 ‘판다 외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만 서식하는 자이언트 판다를 외교적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선물하거나 대여해 왔으며,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성체가 되는 만 4세 전후에 중국으로 반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본은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당시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처음 들여온 이후 지금까지 30마리 이상을 공동 연구·보호 명목으로 사육해 왔다.

중국 내에서도 일본의 ‘제로 판다’ 가능성은 이미 화제가 됐다. 지난달 중국 언론이 “일본에서 판다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이후 중국 SNS에서는 ‘일본 판다 소멸’ 관련 키워드가 한때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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