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런 논란은 연예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설명돼 왔다. 폐쇄적인 제작 환경, 위계적인 현장 문화, 감정적으로 과열된 온라인 여론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런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조만을 탓하는 접근은 책임이라는 핵심을 간과하게 된다.
연예인 스스로의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 연예인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 대중의 선택으로 영향력을 얻은 공적 존재다. 발언 하나, 행동 하나가 사회적 의미로 해석되는 자리에 있다. 그럼에도 일부는 이를 망각한 채 사적 감각으로 행동한다. 인기에 기대 경계를 낮춘 결과가 논란으로 이어진다.
박나래 사례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자신의 언행을 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조세호 역시 오랜 방송 활동 속에서 형성된 이미지와 대중이 받아들인 행동 사이의 간극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친근함은 면책 사유가 아니다. 호감은 책임을 가볍게 해주지 않는다.
법과 제도의 공백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연예계 분쟁은 대부분 민사 소송이나 여론 재판에 의존한다. 표준계약서나 인권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만 실효성은 낮다. 현장 내 권한 남용이나 부당 행위를 조정할 독립적 기구도 사실상 없다. 문제를 사전에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부실하니, 사후 충돌만 반복된다.
연예인 논란은 개인의 일탈이자 사회의 단면이다. 구조는 개인을 방치했고, 개인은 책임을 소홀히 했다. 어느 한쪽만 고쳐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연예인은 공적 위치에 걸맞은 절제와 책임을 져야 한다. 동시에 산업은 분쟁을 예방할 최소한의 제도를 갖춰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정도, 마녀사냥도 아니다. 기준을 분명히 세우는 일이다. 연예계 논란이 유독 많은 사회에서 벗어나려면, 인기보다 책임이 먼저라는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