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백종원·곽도원 연예인 복귀, 대중의 신뢰가 먼저다

연예인의 복귀를 둘러싸고 다시 사회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원산지 표시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던 백종원씨와, 음주 운전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은 곽도원씨의 복귀 움직임을 두고 대중의 시선이 엇갈린다. 과거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이 다시 방송과 무대에 서는 순간마다, 우리 사회는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공적 영향력을 지닌 존재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했는가 하는 물음이다. 이 논쟁은 단순한 연예계 이슈를 넘어, 공공성과 책임이라는 사회적 기준과 맞닿아 있다.

기본과 상식은 연예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일할 자유가 있고, 실수 이후 다시 일어설 기회 역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그 기회는 공동체의 신뢰 회복이라는 전제를 필요로 한다. 과거의 행동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상처와 불편함을 외면한 채 복귀만을 서두를 수는 없다. 흥행 가능성이나 시장 논리만을 앞세운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문화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크다.

연예인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 이들은 문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대중의 감정과 가치관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대중문화의 자유는 보호돼야 하지만, 그 자유는 공공성에 대한 책임과 분리될 수 없다. 시청자와 팬들은 작품을 소비하는 동시에, 그 작품을 만들어내는 개인이 어떤 태도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있는지도 함께 바라본다. 복귀는 개인의 욕망이나 경제적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회복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따라서 복귀를 판단하는 주체 역시 신중해야 한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시청률이나 화제성만이 아니라, 해당 인물이 과거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성찰과 책임을 보여왔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과의 형식이나 공백 기간의 길이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였고 그 이후 어떤 태도의 변화가 있었는지다. 대중은 복귀 자체보다 그 과정의 진정성을 보고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 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국가도 설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원칙은 정치나 행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사회 영역에 그대로 적용된다. 대중문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팬과 시청자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지속 가능한 활동은 어렵다. 신뢰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한 복귀란 과거를 덮는 일이 아니다.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성찰했고, 어떤 책임을 감당했으며,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대중 앞에 보여주는 과정이다. 신뢰 회복이 선행될 때 창작의 자유도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다. 이것이 문화 공동체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상식이며, 우리 사회가 공인에게 요구하는 정의의 기준이다.

[사진=노트북LM]
[사진=노트북L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