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비상장주식 전자등록기관 신규 진입 허용 추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사진금융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사진=금융위]

금융위원회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위해 비상장주식에 특화된 신규 전자등록기관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6년간 한국예탁결제원이 사실상 독점해온 전자등록제도에 경쟁 체계를 도입해 비상장주식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자증권법이 2019년 9월 시행되면서 전자등록업을 허가제로 도입했지만, 현재까지 신규 전자등록기관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예탁결제원이 유일한 전자등록기관으로, 상장주식과 채권 등 정형화된 대규모 시장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비상장주식이다. 발행 규모가 작고 기업 수가 많아 예탁결제원이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로 인해 비상장주식의 전자등록 참여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벤처기업 약 4만개 가운데 예탁 기업은 1100여개, 전자등록 기업은 30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장주식은 여전히 자체 발행과 수기 관리가 일반적이어서 주주권 증명이 어렵고 위·변조에 따른 사기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비상장주식에 특화된 전자등록기관이 등장할 경우, 전자등록 활성화를 통해 거래 투명성과 법적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개선도 기대 효과로 꼽힌다. 비정형·소규모 주식은 발행과 거래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소수 투자자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 머물러 왔다. 맞춤형 전자등록이 가능해지면 거래와 관리 편의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지분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등록기관 간 경쟁 도입에 따른 소비자 편익 확대도 기대된다. 현재 전자등록제도가 상장주식 위주로 운영되면서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만큼, 경쟁 체계를 통해 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절차·속도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ATS 출범 이후 거래 수수료 인하와 거래시간 연장 등 투자자 편익이 개선된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고려해 복수 전자등록기관 허용 범위를 비상장주식으로 한정할 방침이다. 예탁결제원이 청산·결제를 담당하는 K-OTC 시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주식 소유 제한, 전자등록적립금 추가 적립 등 허가 요건을 보완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신규 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정으로는 2025년 12월부터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 운영 준비에 착수한다. 최초의 전자등록기관 허가 심사 사례인 만큼, 법무부·금융감독원·예탁결제원·거래소·코스콤·금융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심사 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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