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관련 신규 마케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면서 내부적으로 연초에 예정됐던 각종 수수료 무료·현금성 이벤트 계획도 잇따라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내부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 수요에 대응해 온 영업 활동일 뿐인데 고환율 책임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투자 정보를 제공하던 유튜브 채널 ‘미주알GO주알’의 운영을 지난 18일 중단했다. 해당 채널은 공지를 통해 “내부 운영 및 콘텐츠 점검 일정으로 인해 라이브 방송을 잠정 중단한다”며 “재개 일정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해외투자 거래 상위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중심 영업 행태에 대한 개선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는 중단된다. 재개 여부는 이번 조치의 결과를 확인한 뒤 판단할 방침이다.
증권사들도 일제히 관련 프로모션을 접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일 공지를 통해 “금융시장 여건과 투자자 보호를 고려해 해외투자 관련 프로모션을 일시 중단한다”며 “관계 기관 및 업계 전반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으로 갑작스러운 조치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증권 역시 “금융시장 정책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외투자 이벤트를 일시 중단한다”며 “재개 여부는 미정”이라고 공지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은 해외 주식 신규 고객에게 제공하던 현금성 ‘투자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타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을 이전해 거래할 경우 현금을 지급하던 ‘입고 이벤트’를 종료했다. 토스증권은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환급해주던 이벤트를 조기 마감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말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유지하기로 했지만, 미국 주식 100만원 이상 거래 시 커피를 제공하던 이벤트와 해외주식 모으기 이벤트는 조기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이벤트가 종료되지 않은 일부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기도 했다.
과거 금융 당국의 규제나 검사로 인해 이벤트가 자연스럽게 축소된 적은 있지만 일괄적으로 조기 중단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도 높은 조치에 증권사 내부의 반감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투자자 선택권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증권사는 이벤트 조기 종료에 따른 투자자 민원과 고환율 책임을 지우는 당국의 시선 사이에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통상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사전에 기획된다는 점에서 내년 사업 전략 전반에 대한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 주식이 미국 주식 대비 강한 흐름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다시 미국 주식 강세를 예상하고 준비한 곳도 많았다”며 “당국 방침에 따라 전반적인 영업 방향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주요 증권사에 대해 해외 투자 영업 실태 현장 점검에 착수하면서 향후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도 점검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지난 19일 현장 점검으로 전환하면서 해외주식형 펀드 운용사 2곳을 대상에 포함했다. 자산운용사 일부는 해외주식 관련 상품 이벤트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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