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국인 관광객 2100만명 전망…중·일 갈등 '반사이익' 기대

  • 방한 시장 1위는 중국…최대 700만명 이상 전망

  • 지역·고부가 콘텐츠 경쟁력 필요 한목소리

  • 아웃바운드 수요도 증가세…3023만명 예상

세종시 대표 가을 축제인 세종한글축제가 9일 호수공원 일대에서 개막해 사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체험에 참여한 외국인과 어린이들이 한글 세종대왕 등과 관련한 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대표 가을 축제인 '세종한글축제'가 9일 호수공원 일대에서 개막해 사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체험에 참여한 외국인과 어린이들이 한글, 세종대왕 등과 관련한 문제를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인 185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2026년에는 최대 2100만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일본 간 갈등에 따른 대체 수요가 현실화될 경우 방한 수요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데이터 기반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인 야놀자리서치는 29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리서치 본사에서 '2026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기본 전망치는 2036만명"이라면서 "중·일 갈등에 따른 대체 수요까지 반영하면 2100만명 내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야놀자리서치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 수요 예측 모델(LSTM)을 통해 계절성, 환율, 거시경제 변수, 정치적 외부 충격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내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인 2036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보다 8.7%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615만명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고, 일본(384만명), 미국(166만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60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크루즈 입국 확대와 항공편 회복, 정책적 장벽 완화 등이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중국인 관광 수요가 일본 대신 한국으로 이동하는 반사이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던 방일 중국인 관광 수요는 지난 11월 양국 간 외교적 마찰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연중 최저치인 3%까지 하락했다.
 
야놀자리서치의 2026 인바운드 수요 예측 결과 사진야놀자리서치
야놀자리서치의 2026 인바운드 수요 예측 결과. [사진=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과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당시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 가운데 10~13%가 일본으로 이동한 대체 효과가 확인됐다"며 "최근 중·일 갈등이 심화될 경우 과거와 반대 방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중국인 관광객 수는 최대 700만명 이상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일 갈등에 따른 대체 수요까지 반영하면 내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70만~2120만명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내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를 지속 가능한 성과를 연결하기 위해선 단순 방문객 수 확대를 넘어 질적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여행·관광 소비의 가치가 기능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관광 역시 감정과 의미 있는 체험을 중시하는 '경험 가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핵심은 '지역의 고유성을 가진 체험'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간의 가치를 녹여낸 의미 있는 관광지를 만들어야 한다. 살아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관광지에서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를 공략해야 한다. 경험 가치가 높아질수록 지불 의향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배움과 깊이가 있는 미식, 웰니스, 예술 등 명확한 테마를 가진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리서치 본사에서 열린 2026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29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리서치 본사에서 열린 '2026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핵심 과제로는 지역 관광 활성화와 공항과 관광지를 잇는 교통·모빌리티 연계 강화를 꼽았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에만 머무는 구조로는 인바운드 3000만 시대는 물론, 2000만 시대의 질적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다"며 "외국인이 서울을 거치지 않고도 지방으로 바로 유입될 수 있는 관광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개별 지자체 단위의 파편화된 관광 개발은 한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광역 단위의 '허브 앤 스포크' 관광권을 구축해 지역 간 관광 자원과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관광권 내에서 숙박, 미식, 체험, 이동이 하나의 상품으로 완성될 때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기간과 1인당 지출액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수요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관광수지 적자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놀자리서치는 내년 해외여행객 수를 3023만명으로 예상했다. 올해(2947만명)보다 약 76만명 늘어난 수치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간 격차는 1000만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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