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가 첫번째 닻을 올렸다.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한 AI 패권 경쟁 속 한국형 AI가 독자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에 나선 것이다.
30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은 발 디딜 틈 없는 북새통이었다. 행사장 입구 앞에 있던 한 관계자는 "수용 인원은 1000명으로 제한됐는데, 신청자만 3400명이 몰렸다"며 "사전 등록 없이 입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부스에서는 국내 최초의 옴니 모델인 '네이티브 옴니모델(HyperCLOVA X SEED 8B Omni)'과 추론 능력을 극대화한 '고성능 추론모델(Think)'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직접 고성능 추론 모델의 실력을 시험해봤다. 중학교 수학 문제 이미지를 입력하자, AI는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문제 풀이 과정과 정답을 술술 풀어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단순히 답만 내놓는 게 아니라, 모델이 스스로 검산(Verification) 과정을 거쳐 확신이 들 때 답을 내놓도록 설계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AI'다운 면모도 돋보였다. '충청도식 표현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입력하자, 단순한 사투리 번역을 넘어 그 속에 담긴 문화적 배경까지 서술해냈다. 다만 한계도 뚜렷했다. '한반도 지도를 그려줘'라는 요청은 답할 수 없었다. 시연 도중 화면 텍스트가 코딩 채로 보이는 등 다소 불안정한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찾은 업스테이지 부스에서는 실용성이 돋보였다. 자체 모델 '솔라'는 '깊게(Deep)' 모드를 통해 마치 사람이 쓴 듯한 보고서 수준의 답변을 뚝딱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만난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보안'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처럼 보안이 생명인 곳을 위해, 조달청을 통해 내부망에 직접 설치(On-premise)하거나 인터넷이 차단된 국가 보안 시설에는 USB로 직접 설치하고 분기별 업데이트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플리토 부스에서는 솔라 모델이 적용된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직원이 '실시간 AI 통역 솔루션입니다'고 말하자, 즉각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된 텍스트가 화면을 채웠다.
SKT 압도적인 체급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공개한 '에이닷엑스(A.X) K1'은 무려 5000억 개(500B)의 매개변수를 자랑했다.
사용 경험은 글로벌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와 흡사했다. 'ADC 링커와 페이로드 종류, 근거 데이터를 찾아달라'고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자, A.X K1은 관련 정보의 요약본과 함께 정보의 출처(Source)를 명확히 제시했다. 환각 현상을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였다.
한편 행사에 참석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모델 개발에 매진한 정예팀 모두가 승자"라며 "이번 도전이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도약시키고 경제·사회 전반의 AX 대전환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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