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통에 금융까지 시장 지배력이 넓어진 쿠팡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예고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에 대한 고금리 대출 상품 위법성을 규명하기 위해 검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쿠팡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 관련 정식 검사 전환 여부를 논의 중이다. 지난달 초부터 진행해 온 현장점검이 끝난 후 위법성을 규명하기 위해 공식적인 검사가 필요한지 살피는 것이다.
이번 검사와 관련해 주된 쟁점은 금리보단 금융 소비자에게 대출 상품 구조와 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될 전망이다. 해당 상품 금리는 최대 연 18.9%로 고금리지만 이자제한법상 상한인 연 20% 범위 안에 있어 이것만으론 법 위반을 규명하긴 쉽지 않다.
대신 소비자 보호 규정을 위반했는지가 위법 행위 여부를 가를 핵심이다. 이 대출은 매출액에 최대 20% 약정 상환 비율을 적용하고 정산주기별 상환금액을 정한다.
만약 최소 상환 조건인 3개월마다 대출 원금 10%와 해당 기간 발생한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면 판매자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는 급증하게 된다. 이에 판매자가 쿠팡과 쿠팡페이에서 받아야 할 판매 대금을 쿠팡파이낸셜이 바로 가져가 대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매출이 아예 없는 비수기에도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운영 자금으로 써야 할 정산금까지 모두 묶일 수 있다.
쿠팡을 계기로 금융당국은 대형 유통 플랫폼에 대한 직간접적인 규제 논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일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형 유통 플랫폼에 대해 금융기관에 준하는 감독 체계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역시 쿠팡 조이기에 나섰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쿠팡 사태 6개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의 거래 관행 전반을 시장지배력 남용 관점에서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단일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기업 합산 점유율이 75% 이상일 때 해당한다. 이 지위가 인정된 기업이 거래 강제나 끼워팔기 등을 하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며, 올해 상반기부터는 그 상한이 20%로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주 위원장은 "온라인 쇼핑몰 기준 쿠팡 점유율은 약 39%지만 상위 업체 합산 시 85% 수준"이라며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시 과징금 상한 상향 조치는 이번 쿠팡 사건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 여부는 향후 규제 강도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끼워팔기, 쿠팡이츠 중개·결제 수수료 약관 등 쟁점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연결되면 제재 수위는 더 무거워진다.
더불어 공정위는 김범석 쿠팡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 여부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김 의장 가족에 대해 경영 참여가 없다고 판단해 동일인을 쿠팡 법인으로 지정한 바 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사익편취 규제가 작동하며 내부거래와 사업기회 제공에 대한 감시 강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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