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홈플러스] [르포] 월급 통장 0원·재고 바닥… 폐점 앞둔 홈플러스 잠실점 가보니

  • 주요 식품사 공급 중단…PB로 버티는 홈플러스

  • 폐점 확정 소식에 발길 돌리는 인근 주민들

  • 급여 못 받은 직원들..."무임금 노동" 쓴웃음만

홈플러스가 희망퇴직 시행을 밝힌 27일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의 한산한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홈플러스가 희망퇴직 시행을 밝힌 27일 저녁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의 한산한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희망퇴직 시행을 밝힌 27일 저녁,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은 눈에 띄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퇴근 시간대임에도 매장 안은 한산했다. 간편식을 사기 위해 들른 직장인도, 반찬거리를 고르는 주부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잠실점은 한신코아아파트와 장미1·2·3차 아파트 등 주거단지로 둘러싸여 한때 인근 주민들의 생활 마트 역할을 해온 곳이다. 하지만 최근 잠실점 폐점이 확정된 데다 납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주요 식품사들이 공급을 중단하면서 매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주민들은 인근 롯데마트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다. 최근 잠실점 폐점 소식을 접했다는 한 고객은 "접근성이 좋아 자주 이용하던 곳인데 운영을 중단한다고 해 아쉬웠다"며 "작년부터 온라인에 떠돌던 폐점 리스트에 잠실점이 포함돼 설마했는데 실제 문을 닫는다고 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잠실점은 겉보기에 매대가 채워져 있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상황은 달랐다. 라면과 과자, 음료가 진열된 매대는 앞줄만 상품이 놓여 있고, 안쪽은 텅 비어 있었다. 재고 부족을 감추기 위해 앞줄만 채워놓은 셈이다. 일부 매대는 과자 상자로 외곽을 둘러싸 빈 공간을 가려놓기도 했다.
 
홈플러스 잠실점 라면코너 매대에 진열된 제품을 뒤로 밀자 텅 비어있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홈플러스 잠실점 라면코너 매대에 진열된 제품을 뒤로 밀자 텅 비어있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주류 코너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거 맥주'로 표시된 3칸짜리 매대 중 2칸은 맥주 대신 대용량 치즈 쿠키 상자가 들어가 있고, 나머지 한 칸은 토닉워터가 채웠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주류 쪽도 거래를 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요 식품사 공급이 끊기자 홈플러스는 자체 브랜드(PB) '심플러스' 제품으로 매대를 채우며 응급 처치에 나섰다. 동서식품 '카누' 진열대에 심플러스 아메리카노 500㎖ 제품을 들여놓는 식이다. 

 
과자 상자로 매대 외곽을 둘러싸 빈 공간을 감췄다 사진홍승완 기자
과자 상자로 매대 외곽을 둘러싸 빈 공간을 감췄다. [사진=홍승완 기자]

홈플러스의 현금 유동성 부족은 결국 1월 급여가 나오지 않는 등 직원들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지난 21일 입금돼야 할 급여 통장에는 ‘0원’이 찍혔다. 마트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계산원(캐셔)들도 월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달 급여 지급이 어렵고, 재무 상황이 개선되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무임금 노동 중'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잠실점에서 만난 한 직원은 "급여가 언제 들어올지 아무 공지도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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