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가시밭길' 계속되는 디지털자산법…초안 마련 '진통'

  • 협의체, 만장일치 아닌 협의제 가닥…자본금 규제 50억원 합의

  • 발행 주체·거래소 지분율 제한 '평행선'…與 "설 전 법안 마련"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마련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안 제출이 지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여당안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좀처럼 초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인가 조건과 가상자산거래소 지분율 제한 등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뼈대 갖춘 ‘디지털자산기본법’…협의체 ‘가상자산협의회’ 설치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2차 비공개 회의를 열었습니다. 법률 명칭과 업종 세분화 등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았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우선 2단계 가상자산법(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의 목적은 디지털자산 산업 진흥과 투자자 보호, 명칭은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잠정 결정됐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규정하는 디지털자산 업종은 8개로 분류됩니다. 8개 업종 중 사업자에 대한 높은 신뢰가 요구되거나 위험성이 큰 2~3개는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야 하고, 나머지는 등록만으로도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정됩니다.

가상자산 관련 부처 간 협의체인 가칭 ‘가상자산협의회’도 신설하는 방안도 새 법안에 담깁니다. 금융위원장이 새 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한국은행 부총재보, 재정경제부 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협의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인프라 문제 발생 시 대응 등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안건을 의결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정문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금융위원회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은과 협의하는 관계인 만큼 관련 절차를 이용해 (만장일치제가 아닌) 합의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데 의원 대부분이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핵심 쟁점 여전히 ‘평행선’…자본금 요건에만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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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핵심 쟁점이었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에 대한 합의는 이날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은 측은 은행이 지분의 과반을 보유한 컨소시엄에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위와 여당은 기술기업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최소 법정자본금을 50억원으로 설정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전자화폐업에 대한 규제 수준을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자산 TF는 이견이 남아있는 항목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하고 앞으로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TF 위원인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 과반지분 컨소시엄에 대해 국회와 정부 간 첨예한 이견이 있어 중재안이 양측에 전달된 상태”라며 “국익 전체와 국민의 참여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를 이어가게 될 전망입니다. 해당 논의는 신속한 입법을 위해 이번 논의에서 제외되는 분위기였지만 TF가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입니다.

TF 위원들은 대주주 지분 제한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될 법안에 포함시킬지, 일단 입법 후 나중에 개정할지 등의 방법론에서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TF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논의해 관련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입니다.

TF는 중재안을 놓고 1~2주가량 조율을 거친 뒤 설 연휴 전 법안 발의를 목표로 막바지 조율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여당이 정부와의 합의에 성공하더라도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야당인 국민의힘과의 논의도 거쳐야 하는 만큼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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