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협정을 둘러싼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4주년인 오는 24일 평화협정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의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의회는 3~4월 중 전시 선거 실시를 위한 법률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행 계엄법은 전쟁 중 국가 단위 선거를 금지하고 있어, 대선과 국민투표를 진행하려면 관련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FT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기존 방침을 뒤집는 극적인 입장 변화라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국토의 20%가 러시아에 점령되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시한을 오는 6월로 제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5월 15일까지 대선과 국민투표를 마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약속을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후 안전 보장이 절실한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관측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부패 스캔들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재선을 염두에 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은 대선과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경우 그의 재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젤렌스키 측은 미국의 촉박한 일정 요구에도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률적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수백만 명의 군인과 피란민이 거주지를 떠난 상황에서 치러지는 투표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오포라(OPORA)의 올하 아이바조우스카 이사장은 FT에 "투표 준비를 위해서는 최대 6개월이 아닌,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며 성급한 투표 강행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종전 협상 자체의 성사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영토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무력을 통해서라도 돈바스를 포함한 '최대한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영토 양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대선과 국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실제 종전 협상에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FT는 "이번 계획은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에 소극적이거나 협상을 고의로 지연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에 보여주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라고 분석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 측과 우크라이나 주미 대사관은 관련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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