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아닌 역주행" 한국거래소 코스닥 분리 논의에 내부 반발 확산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 사진류소현 기자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 [사진=류소현 기자]

한국거래소(KRX)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분리 운영하자는 개혁 방안이 대두되면서 거래소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지난 10일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 근조 현수막과 근조 화환을 설치하고 거래소 분리 운영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수막에는 코스닥 시장 분리 운영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상장 확대와 투기적 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코스닥 자회사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 시장감시 기능 분리에 따른 자율규제 약화 가능성 등이 주요 반대 사유로 제시됐다. 

코스닥을 별도 자회사로 떼어낼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상장 문턱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혁신기업 육성이 아닌 무분별한 상장과 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장감시 조직이 분리될 경우 감시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 부담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또 글로벌 주요 거래소들이 통합 운영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흐름과 달리 한국만 시장 분리에 나서는 것은 경쟁력 측면에서 역행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아울러 분리된 법인에 '낙하산 사장'이 올 수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오히려 정치적 개입 여지가 커지고 조직 비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비에는 근조 화환 20여 개도 줄지어 세워졌다. 화환은 거래소 각 기수별 찬반 투표를 통해 보내기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1기 가운데 신입을 제외한 사실상 전 기수가 참여해 내부 구성원 다수가 이번 개편 논의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환에는 ‘효율 없는 지주사 전환, 비용만 폭증’, ‘인프라 붕괴되는 지주사 전환 반대’, ‘주먹구구 지수 급등? 시장질서 파괴’ 등의 문구가 적혔다. 

거래소 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 등 각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시장 분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논의가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2015년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금융개혁회의를 통해 지주사 전환과 상장(IPO)을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했고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노조 반대가 거셌고 거래소 본사 소재지 문제, 상장 차익 환원, 예탁결제원 지분 매각 방식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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