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성기학 회장 지정자료 허위제출 덜미…공정위, 검찰 고발

  • 누락 자산 3조24억원 '역대 최다'

기업집단 영원 지정자료 누락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영원' 지정자료 누락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역대 최장기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기업집단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영원이 3년간 누락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3조2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누락 행위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 성기학 회장이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총 8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것을 적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성 회장은 영원그룹의 초대 총수로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집단 영원은 2009년 영원무역홀딩스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집단이다. 이 사건 누락 행위로 2023년까지 지정에서 제외됐다가 2024년에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성기학 회장은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딸, 남동생, 조카가 소유한 회사 등 2021년 69개사, 202년 74개사, 2023년 60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성 회장은 2022년까지 지주회사 체제 중심의 5개 주력 계열회사만을 소속회사 현황에 포함해 제출해 왔다. 이에 영원 측은 2022년까지는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치지 못해 공정위가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실무자가 동일인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기업집단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항목을 간소화한 것으로, 제출 의무 관련 법적 근거와 허위 제출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일반 지정 자료와 동일하다.

기업집단 영원은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현재까지 15년 이상 공정위에 지주회사 사업 현황을 보고해오고 있고 2015년부터 현재까지 10년 이상 지정자료를 제출해왔다. 

특히 공정위는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래 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이면서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하며 계열회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소화된 지정자료라는 형식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성 회장은 본인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딸, 남동생, 조카 등이 소유한 회사 등 계열회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던 회사들조차 누락했다. 두 딸들이 소유한 래이앤코 등은 영원의 주력 계열 회사들과의 거래관계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친족으로부터 계열회사임을 제출받았음에도 누락했거나 기존 계열회사의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누락한 회사의 존재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성 회장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 회장이 2021~2023년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총 3조24억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가 동일인의 지정자로 허위제출행위를 적발한 건 중 역대 최대규모이자 역대 최장기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사건이다.

음잔디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이번 조치는 그간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집단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요구하는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에 대해서도 동일인을 고발한 최초 심결"이라며 "기업집단의 편의를 위해 운영돼 온 동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향후 유사한 위법행위 시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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