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내놓은 10%의 글로벌 관세가 24일(현지시간) 발효된 가운데, 그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빌미로 기존 무역 합의를 번복하려는 국가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추가적인 품목별 관세 부과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간 미국을 '착취한' 곳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함께 더욱 안 좋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고 관세 인하 대신 대규모 대미 투자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국가들이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미루거나 번복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도 "대통령으로서, 나는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관세 부과 권한)은 이미 여러 형태로 오래전 획득됐다"며 "그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된 대법원 판결에 의해 재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역법과 무역확장법 등에 근거한 관세 부과는 의회 추가 승인 없이도 대통령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관세'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무역법과 무역확장법에 근거한 관세 부과는 의회가 위임한 권한 범위 내 조치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가 약 6개 산업을 대상으로 신규 국가안보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대규모 배터리, 주철 및 철제 이음관,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제품, 전력망·통신 장비 등이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상무부 조사를 거쳐야 하지만, 발효 이후에는 대통령이 폭넓은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철강, 알루미늄, 구리,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에 232조를 적용해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최근에는 해당 소재를 사용한 소비재까지 적용을 넓히는 등 활용 범위를 확대해왔다.
이와 함께 반도체, 의약품, 드론, 산업용 로봇,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등 9개 산업에 대해서도 기존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부 조사는 약 1년 전 시작됐으며, 대법원 판결 이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철강·알루미늄 국가안보 관세를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만일 명목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제품 내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아닌 제품 전체 가치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뀔 경우 기업들의 실질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이며, 행정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 권한을 사용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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