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끌어올린 코스피… "증권사는 사고 연기금은 팔았다"

  • 이달 12조 규모 순매수 이례적 행보

  • 증권업계 레버리지·차익 거래 주도

  • 연기금, 7000억 순매도 보수적 기조

 
사진챗GPT
[사진=챗GPT]

코스피가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했다. 가파른 상승세에 시장의 시선은 ‘누가 지수를 끌어올렸는가’에 쏠리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가 지수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이달(2~24일) 약 12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통상 기관이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방어적 성격을 보이며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특히 단기간에 집중된 매수세는 코스피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는 동시에 대형주 중심의 랠리를 견인했다.
 
다만 기관 내부를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증권사 등이 포함된 금융투자 부문은 같은 기간 13조원 안팎을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했다. 반면 연기금은 7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며 보수적 기조를 유지했다. 기관 전체로는 ‘사자’였지만, 주체별로는 전략이 갈린 모습이다.
 
금융투자 부문의 대규모 매수는 파생·차익거래 및 자기자본 운용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시장 반등 국면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며 수익 극대화를 노린다”며 “정책 기대감,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 인공지능(AI) 관련주 강세 등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점 등이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초 이후 공매도 잔고 축소와 프로그램 매매 유입이 동반되면서 금융투자의 순매수 규모가 확대됐다”며 “단기 지수 모멘텀에 올라탄 전략적 대응”이라고 해석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반면 연기금은 차익 실현과 자산 배분 조정 차원의 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은 중장기 자산배분 비중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관리한다. 지수 상승 시 평가이익이 확대되면 비중 조정을 위해 일부를 매도하는 기계적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최근 코스피 반등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상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은 수익 실현과 위험 관리 차원에서 매도 우위를 유지했을 것”이라며 “연기금의 매도는 단기 시황보다는 장기 수익률과 변동성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기관 매수세의 지속 여부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금융투자 중심의 매수는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 반면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되지 않을 경우 지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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