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 시즌이 돌아오면 투자자들의 눈과 손이 바빠집니다. 재무제표 숫자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기업의 성적표를 확인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기업이 있습니다.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었는데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회사입니다. 이럴 때 의외의 원인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바로 주식 투자입니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듯 기업도 여유 자금을 활용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합니다. 문제는 이 투자 자산이 재무제표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느냐에 따라 실적 숫자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주 [아주 쉬운 재무제표]에서는 사업보고서를 볼 때 한 번쯤 눈에 띄는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주요 상장사들의 2025년도 사업보고서가 잇따라 제출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기업이 보유한 주식 투자 자산이 재무제표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도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의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주석을 보면 회사는 일부 상장사 지분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분류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중공업과 아이마켓코리아 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재무제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삼성중공업 주식 1815만855주(지분율 약 2.06%), 아이마켓코리아 주식 61만3252주(지분율 약 1.8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취득 당시 장부가 기준으로 보면 삼성중공업 약 1114억원, 아이마켓코리아 약 3억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현재 재무제표에 반영된 공정가치는 각각 약 4374억원, 48억원입니다. 쉽게 말해 주가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난 상태입니다.
다만 이 이익이 곧바로 회사의 당기순이익으로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기가 해당 지분을 FVOCI 금융자산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보유한 주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재무제표에 기록됩니다. 먼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입니다. FVOCI는 'Fair Value through Other Comprehensive Income'의 약자로 금융자산을 시장가격(공정가치)으로 평가하되 그 변동분을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기타포괄손익에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조금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주가가 올라도 그 이익이 바로 회사의 당기순이익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대신 손익계산서 아래쪽에 있는 기타포괄손익 항목에 기록되고 자본 항목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쌓입니다. 기업 실적이 주가 변동 때문에 크게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반대로 기업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경우에는 다른 방식이 적용됩니다.
이때는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분류합니다. FVPL은 'Fair Value through Profit or Loss'의 약자로 주가가 오르면 아직 팔지 않았더라도 그 평가이익이 곧바로 당기순이익에 반영됩니다. 즉 주식 가격이 오르면 그 상승분이 영업외수익을 통해 바로 회사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FVPL 금융자산이 많은 기업은 실적 숫자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평가이익입니다. 주식을 실제로 팔면 재무제표에는 처분이익 또는 처분손실이 기록됩니다. 하지만 아직 팔지 않았더라도 주가가 변하면 그 가치 변동을 반영해야 합니다. 이때 기록되는 것이 평가이익입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같은 경험을 합니다. 주식을 팔지 않았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계좌 평가금액이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재무제표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FVPL과 FVOCI는 평가이익이 기록되는 위치가 다릅니다. FVPL 금융자산은 평가이익이 손익계산서의 당기손익에 반영되고 결국 이익잉여금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FVOCI 금융자산은 평가이익이 기타포괄손익에 기록되고 자본 항목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쌓입니다.
결국 두 방식 모두 평가이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기업이 해당 금융자산을 단기 매매 목적으로 보유하는지 장기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 변동을 기록하는 위치만 달라질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략적 지분 투자 목적의 주식은 FVOCI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고, 단기 매매 성격의 금융자산은 FVPL로 분류되는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분류 방식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