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인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핵심 부품 내재화와 글로벌 공급망 동맹 구축 등 전방위 역량 결집에 나섰다. 로봇의 두뇌가 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관절'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 부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뤄 홈로봇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LG전자는 70년에 가까운 세월 가전·고객 서비스 사업에서 깊은 생활 데이터를 쌓아왔다"며 "구글 제미나이로 맥락적 이해를 높이고,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과 협력해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로봇을 훈련하고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가상 세계(디지털 트윈)에서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하며 로봇이 시행 착오 없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여기에 구글 제미나이가 '두뇌' 역할을 맡아 사용자의 복잡한 명령을 맥락에 맞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LG전자는 'LG 클로이드' 등 홈로봇 제품들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용화할 방침이다.
하드웨어 강화에도 잰걸음이다. 류 사장은 지난주 중국 로봇 기업 '애지봇' 경영진과 전략적 미팅을 진행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애지봇은 현재 휴머노이드 양산 기술력에서 글로벌 선두권이다.
류 사장의 이번 방중은 애지봇과의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애지봇이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 데이터 학습 인프라와 관절 제어 기술(액추에이터)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난해 인수한 미국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가정용과 산업용을 아우르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실제 연구개발(R&D) 현장에서도 로봇 상용화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최근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로봇 및 독자 액추에이터 개발'을 사업 추진 과제로 처음 명시하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5조2878억원을 투입했다. 매출 대비 5.9%에 달하는 수치로 로봇과 AI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기술 진입 장벽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자체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파트너사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고도화 전략으로 로봇 사업을 재편 중"이라며 "기술 내재화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해 로봇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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