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기 맞이한 '예탁원'…결제 전면 개편에 새로운 경쟁자도

서을 여의도 예탁원 전경사진한국예탁결제원
서을 여의도 예탁원 전경.[사진=한국예탁결제원]

국내 증권 결제 인프라를 사실상 독점해온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자본시장 구조 변화 속에서 대대적인 변화 국면에 들어섰다. 결제 주기 단축과 제도 개편,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까지 겹치며 예탁원의 역할과 구조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최근 증권 결제 시스템 전면 개편을 포함한 중장기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74년 출범한 예탁원은 약 50년 동안 국내 유가증권 예탁과 결제 인프라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핵심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최근 자본시장 제도 개편과 기술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존 역할에도 변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 요인은 증권 결제 주기 단축이다. 전날(18일) 정부는 국내 증권 결제 주기를 현행 2거래일(T+2)에서 1거래일(T+1)로 단축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와 예탁원은 결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와 인프라 개편 작업을 사전에 준비해왔다. 결제 주기가 하루 단축되면 증권사와 결제기관 전반의 시스템 구조도 함께 조정이 필요해 사실상 결제 체계 전반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결제 주기 단축은 단기간에 시행되기 어려운 중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예탁원은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증권 결제 주기 ‘T+1’ 단축과 관련해 업권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2025년 9월 출범했다.
 
예탁원은 결제 주기 단축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후선 인프라 기관 등 시장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 문제와 업무 단계별 처리 시간 축소에 따른 운영 리스크 증가, 야간 데스크 운영 등 인력 부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주요 시장인 홍콩과 일본 등의 도입 시점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예탁원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시장 참가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 정책 방향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예탁원의 독점 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비상장주식에 특화된 신규 전자등록기관 허용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현재 전자증권 제도 도입 이후 전자등록업은 허가제로 개방돼 있지만 실제로는 예탁원이 유일한 전자등록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상장주식 전용 전자등록기관 설립을 추진하는 민간 업체도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예탁원은 신규 전자등록기관의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새 경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전략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현재 증권 관리 서비스 업체인 쿼타랩이 비상장주식 유통 활성화를 목표로 전자등록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예탁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등 주주 서비스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채권시장에서 중앙청산(CCP) 인프라 확대 등 리스크 관리 체계가 강화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예탁원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시장 중앙청산 도입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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