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의 복원] 아파트식 규제에 묶인 빌라…"소형 주택 1주택 제외 필요"

  • 전세사기 여파 속 수요 감소·공급 위축 이중고

  • "소형 비아파트 규제 완화·세제 유인책 병행해야"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전문가 발언사진제미나이
비아파트 시장에 규제 완화에 대한 전문가 발언[사진=제미나이]

빌라와 아파트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현행 제도가 전월세 공급 위축과 주거 사다리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비아파트를 1가구 1주택에서 제외하는 등 주택 유형별 규제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5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서울 시민 절반 이상인 56.0%가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아파트 중심인 규제 잣대를 비아파트에 일괄 적용하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자가점유율이 44.1%에 그치는 상황에서 빌라 규제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선택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아파트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된 다주택자 취득세·보유세 중과, 대출 제한 등 규제가 빌라를 비롯한 비아파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빌라도 주택 수 산정 시 아파트와 동일하게 1채로 간주되면서 세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투자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임대사업자와 소규모 시행사 중심인 공급 구조에서 신규 공급이 위축되고 전월세 시장의 불균형과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빌라가 청년층에게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만큼 다주택 산정 기준을 개편하고 일정 기준 이하 소형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을 통해 공급 기반을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는 “규제가 비아파트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매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비아파트까지 규제가 확산되면서 공급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면적 60㎡ 이하 비아파트를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선별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 정책은 실패 시 시장 회복에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일정 규모 이하인 빌라는 1가구 1주택에서 제외해주는 조치를 취해줘야만 전월세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이 분양이 안 되니 공급도 안 된다”며 주거 사다리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 단계에서 세제 혜택을 통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빌라 시장 위축 원인에 대해 “임차인들이 전세사기 우려로 빌라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처럼 빌라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내려야 하지만 공급까지 감소해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 임차 수요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가 흡수해 시장 안정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 완화에 대해서는 “빌라는 공시가격이 낮아 이미 재산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분양 단계에서는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인위적인 활성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연립·다세대 주택은 전세사기 문제와 맞물려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태”라며 “비아파트 시장을 무리하게 활성화할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청년 주거 사다리 구축을 위한 공공 중심의 안정적인 주거 공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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