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취소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영업정지 처분의 적법성을 법원이 처음 판단한 사례로, 향후 빗썸·코인원 등 유사 소송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9일 가상자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이날 두나무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은 취소됐다.
앞서 FIU는 지난해 2월 업비트에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352억원 처분을 내린 바 있다. 2022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업비트의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거래 중 사후적으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확인된 4만4948건을 문제 삼은 것이다.
FIU는 해당 사안을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차단 의무 및 고객확인(KYC) 의무 위반으로 보고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영업 일부정지는 신규 가입자의 가상자산 외부 입출금을 제한하는 제재다.
이에 두나무는 "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해석에 차이가 있고 처분이 과도하다"며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3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후 양측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4차례 변론기일에서 공방을 벌였다. 제출된 준비서면과 증거만 1만 페이지를 넘을 정도로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두나무가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 미신고 사업자 차단을 위해 시행한 모니터링 조치가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당국이 구체적인 기준이나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의 조치를 취한 점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후적으로 조치가 미흡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며 "FIU가 제시한 사정만으로는 제재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유사한 행정소송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 제재의 위법 여부를 법원이 처음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금융위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지만, 금융당국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인 빗썸,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들은 이번 판결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빗썸은 지난달 16일 FIU로부터 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 처분을 받은 뒤 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빗썸 관계자는 두나무 판결 결과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향후 재판에서 당사 입장을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코인원 역시 지난달 27일 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3개월을 사전통지 받았으며, 오는 13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처분이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될 긍정적 판례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진행 중인 유사 사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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