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작은 구축 사서 버틴다"…재건축 노리는 30대, '미미삼'으로 몰려

  • 59㎡ 중심 소형 평형 선호…분담금 부담 낮춘 '몸테크' 확산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축 대신 재건축 초기 구축으로 눈을 돌린 30대가 서울 노원구 ‘미미삼’으로 몰리고 있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속에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은 단지를 선점해 장기 상승을 노리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30대가 준공 4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며 15억원 이하 가격대의 초기 재건축 단지를 선점해 장기 상승을 노리는 ‘몸테크(실거주하며 재건축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축 선호가 강했던 젊은층이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속에 재건축 단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 3차(미미삼)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며 30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상위 단지에서 미미삼은 5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거래량도 60건을 넘어서며 노원구 내 거래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미삼은 1986년 준공된 대단지로 최고 14층 32개 동, 총 393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33~59㎡의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용적률은 131%로 낮아 재건축 여력이 있는 편이지만 가구 수가 많아 가구당 대지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현재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동의율 50%를 확보해 재건축 초기 단계에 진입한 단지로, 사업 초기 선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오는 5월 6일까지 정비계획안 주민공람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젊은층 유입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미삼은 지난 2월 10일 전용 59㎡ 기준 11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단지와의 가격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월계동 미미삼과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59㎡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8억원대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5개월 만에 실거래가 차이가 약 1억5000만원까지 확대됐다. 인근 대단지인 중계그린 역시 전용 59㎡가 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미미삼의 가격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현장에서는 거래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미미삼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오히려 줄어든 편”이라면서도 “주말마다 매수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실상 30대가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며 “재건축 이후 새 아파트 입주를 기대하고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둔 수요가 거의 10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 설립 이후에는 매도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거주와 미래 가치를 동시에 보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미미삼이 전용 59㎡ 위주의 중소형 단지라는 점도 20·30세대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 시 30대의 평균 대출 비중은 전용 59㎡가 49%로 전용 84㎡(4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 기준 평균 거래가가 11억8000만원, 대출액이 약 5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은 소형 평형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현장에서도 소형 평형 중심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미미삼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1평과 14평의 토지 지분 차이는 2평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며 “대출 여건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14평대 물건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재건축 과정에서 무리한 평형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한 사례도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 5단지는 전용 37㎡에서 84㎡로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분담금이 5억~6억원 수준으로 예상되자 부담이 커지며 2023년 시공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재선정 과정에서 공사비 인상 등이 반영되며 현재 분담금은 약 7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수요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2030세대가 신축 대신 구축 아파트, 특히 재건축 초기 단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금 여건에 맞춘 선택이 강화되면서 소형 평형 선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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