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春鬪] 철강·조선, 원하청 상생 손길 뿌리치는 노조...'勞勞 갈등' 집안 싸움까지

  • 노란봉투법 '후폭풍'...원하청 갈등 본격화

  • 노조, 무리한 요구에 산업 생태계 마비 우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강·조선 업계가 고질적인 원하청 구조 개선을 위해 협력사 직원 대규모 직고용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장의 불만은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상생 협력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상 체계를 둘러싸고 원청과 하청 노조 간 이해관계 충돌이 생긴 탓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최근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내부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간 갈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하고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이번 직고용 대상자들은 신설되는 '조업시너지(S) 직군'으로 분류되고 7단계 직급으로 나눠 임금 체계가 운영된다. 또 상여금 400% 및 흑자 시 경영 성과급 최소 800%를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두고 원하청 노조 모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하청 노조는 상여금과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근속연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빠졌다고, 원청 노조는 하청 근로자에 대한 경력 인정이 기존 정규직 승진 질서와 인사 형평성을 흔들 수 있다고 비판한다. 

현대제철 노조 역시 현대차·기아와 동일 수준의 특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등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조선 업계 상황도 비슷하다. 조선사 하청 노조들은 현재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임금뿐 아니라 성과급 수준까지 원청과 동일하게 맞춰 달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회)는 이날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일방적인 성과급 지급일 변경으로 정년 퇴직한 하청 노동자들이 못 받는 상황이 됐다"며 "하청 노동자들에게 미지급된 연말 성과급을 즉각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사내 급식업체 노동조합인 금속노조 웰리브지회도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사측에 직접 교섭을 요청한 상태다.

기업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노노 갈등이 커지며 임금·근로 조건을 넘어 신규 투자, 외주 운영, 조직 개편 등 경영상 판단까지 노사 갈등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또 원청과 하청 노조가 동시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기업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등 현장 혼란도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개별 기업만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경쟁력도 함께 봐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전략 산업이 충분히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기업과 노동자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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