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4차 최고가격도 '동결'...산업부 "물가 부담 고려"

  • 2·3차 이어 휘발유·경유·등유 동결

  • 정유사 손실 정부 재정 보전 방침

  • 정부 "중동 안정돼야 종료 검토"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2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2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가격 인상 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통상부는 24일 0시부터 향후 2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에 적용될 4차 최고가격제를 지난 2·3차와 동일한 리터(ℓ)당 보통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설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중동 정세가 여전히 불안한 만큼 추가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제가격 변동폭만 반영하면 4차 최고가격은 더 낮아질 여지도 있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만 최고가격 산식에 반영하면 4차 최고가격은 3차 대비 휘발유는 리터당 약 100원, 경유는 약 200원 가량 인하되는 결과가 나온다.

다만 정부는 그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을 최고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서 이미 가격 상승 폭을 억제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확실성과 석유 소비 관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추가 인하 대신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가격을 올리기에는 물가 부담이 컸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석유제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6%에 달하는 만큼 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고유가로 인해 3월 생산자물가가 4년여 만에 최대 폭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 부담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현재 주유소 판매가격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200원 안팎, 경유는 2700~2800원 수준, 등유는 2500원 안팎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현재 최고가격과 비교해 휘발유는 약 260원, 경유는 최대 870원, 등유는 약 970원의 가격 억제 효과가 있는 셈이다.

국내 주유소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보좌관은 "2차 최고가격 조정 당시 정유사 공급가격이 리터당 210원씩 올랐는데 주유소들이 이를 한 번에 반영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반영하면서 가격이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가격 정산과 관련해서는 정유사 손실 보전 방식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석유사업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사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할 방침이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된 1·2차 손실 규모 추산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남 보좌관은 "정부 차원의 손실 추산은 아직 없다"며 "정유사들이 지난달 13일부터 6월 말까지 손실액을 자체 산정해 회계법인 검수를 거쳐 제출하면 정부가 최고가격 정산위원회 검증을 통해 최종 보전액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4차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제도 종료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 보좌관은 "현재 중동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폐지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며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진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 등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5차 최고가격 조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국민 부담, 소비 절감,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물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민하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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