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가 마침내 법적 ‘담배’로 편입됐다. 지난 24일부터 시행된 개정 담배사업법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 중심에서 니코틴 제품까지 넓혔다. 그동안 합성니코틴 액상담배는 사실상 공산품처럼 유통되며 세금과 규제를 피해 왔다. 제도권 밖에 있던 시장을 뒤늦게 정상화한 조치라는 점에서 늦었지만 필요한 결정이다.
그간의 공백은 짧지 않았다. 국회와 정부는 2016년부터 관련 논의를 이어왔지만 업계 반발과 부처 간 이견 속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 사이 시장은 커졌고, 규제는 뒤처졌다. 합성니코틴 액상담배는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각종 제세부담금 대상에서 빠져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세수 손실도 문제지만, 같은 성격의 제품에 다른 기준을 적용한 제도 불공정이 더 큰 문제였다.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 노출 위험이었다. 온라인 판매와 무인점포 유통, 생활용품을 닮은 위장형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접근 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담배는 형태가 어떻든 청소년 보호라는 최소한의 사회 원칙 아래 관리돼야 한다. 이번 법 개정으로 건강경고 표시, 광고 제한, 금연구역 규제 등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법률 개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가격 인상 우려와 사재기 움직임, 영세 판매점의 혼란도 나타나고 있다. 정책은 선언으로 끝나선 안 된다. 과세 기준, 유통 관리, 사업자 전환 절차, 소비자 안내까지 세부 집행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더 큰 과제는 새로운 회피 수단 차단이다. 니코틴 구조를 바꾸거나 무니코틴을 표방한 유사 제품이 다시 규제 사각지대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성분만 열거하는 방식의 법체계로는 신종 제품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행정은 늘 늦게 움직여 왔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담배 규제의 목적은 세금을 더 걷는 데 있지 않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청소년 접근을 막고,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있다. 이번 액상담배 편입은 늦었지만 필요한 첫걸음이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분명하다. 또 다른 빈틈이 생기기 전에 선제적으로 막는 것이다. 10년의 규제 공백을 다시 허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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