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시가총액을 명목 GDP로 나눈 '버핏지수'는 역사상 처음으로 200%를 돌파했다. 이는 우리 경제 체급에 비해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팽창했음을 의미한다. 일본(186%)과 중국(71%)을 이미 추월했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227%)과의 격차마저 좁히고 있다.
증시를 지탱하는 동력의 면면은 더욱 위태롭다.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5조46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상승장에 도취된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며 스스로를 외통수로 몰아넣고 있다.
이러한 '그림자 부채'는 금융권의 연체율 급등과 맞물려 폭발력을 키우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40%로 올라섰고, 특히 소상공인과 가계의 연체율은 8~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의 수직 상승은 자산 시장의 온기가 서민 경제로 전혀 흐르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업들의 심리 또한 얼어붙고 있다. 4월 기업경기조사(CBSI)가 반등한 듯 보이지만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공급 차질로 인한 재고 감소'라는 착시 요인을 제외하면 실제 체감 경기는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수출 호조라는 외벽 뒤에서 내수와 제조 심리는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대외 악재의 본격적인 전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과 공급망 교란, 그리고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원화의 실질 가치(실질실효환율 85.44)는 우리 경제에 가해질 '걸프 쇼크'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함을 시사한다.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누적된 부실채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산 시장의 '마진 콜'을 촉발할 수 있다.
지금의 증시 호황은 부채로 쌓아 올린 위태로운 성(城)이다. 정부와 금융권은 지표의 착시에 속아 건전성 관리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민스키 모멘트의 끝은 언제나 참혹했다. 타오르는 불꽃 뒤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그림자를 직시하고 선제적인 부실 정리와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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