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도 동시에 확대되면서, 일본 통화정책이 금리 인상 방향은 유지한 채 시점을 저울질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물가 상승률의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인식을 밝히며,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장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OJ는 이날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금리 유도목표를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경기 고려가 아니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물가와 경기에 동시에 충격을 주는 상황을 감안한 불확실성을 점검하며 인상 시점을 조율하는 성격이 강하다.
실제 BOJ는 분기 보고서인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2026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2.8%로 기존보다 크게 끌어올렸다. 반면 실질 성장률은 전회(1월) 전망치 1.0%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둔화되는 이른바 '이중 압박' 구조가 뚜렷해진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물가 상승률의 상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에다 총재 발언을 중심으로 BOJ가 물가 대응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총재는 "정책이 뒤처지는 상황(비하인드 더 커브)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필요할 경우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회의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변화는 내부 의견 분화다. 정책위원 9명 가운데 3명이 금리 인상(1.0%)을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했다. 이는 단순한 소수 의견이 아니라 정책 기류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아사히신문은 이를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으로 짚었다. 아사히는 "물가 상향 리스크를 우려한 반대가 확대되며 내부 세력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매파 위원 중심이었던 금리 인상 요구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나카가와 위원까지 포함되면서 BOJ 내부에서도 정책 전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또 이번 결정의 구조적 딜레마를 강조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경기에는 부담을 주기 때문에 금리 인상과 완화 유지 사이에서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물가 상승세가 기업의 가격 인상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기존보다 물가가 더 쉽게 상승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결국 BOJ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을 선택했지만 시장에 대한 신호 관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긴축 기대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닛케이는 BOJ가 이번 결정에 '매파적' 신호를 담은 배경으로 연휴 기간 엔화 약세 재발 방지를 꼽았다. 2024년 4월 동결 결정 후 총재 회견이 '엔화 약세 용인'으로 해석되면서 연휴 중 엔화 급락과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이어진 경험을 의식한 것이다. 닛케이는 또 시장 일각에서 '6월 인상은 어렵다'는 관측이 퍼지는 것을 BOJ가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월에 인상하지 못하면 7월 인상도 없다고 시장이 판단할 경우 엔화 약세에 추가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이번 결정은 정책 기조를 유지한 채 불확실성만 점검하는 '소극적 동결'이 아니라 향후 인상 국면을 준비하는 '전략적 대기'에 가깝다. 물가 전망 상향, 내부 반대 증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동시에 나타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미 동결 여부가 아니라 금리 인상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이 최대 변수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다음 회의가 열리는 6월이 그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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