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 원칙 상식] 한성숙의 '동행축제', 이벤트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모델 만들어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동행축제’ 현장을 찾아 소상공인 소비 촉진을 강조했다. 대형 유통과 소상공인을 연결한 상생판매전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침체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 참여를 통해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은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에서 필요하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느냐다. 소비를 일으키는 이벤트를 넘어, 소상공인이 스스로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른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동행축제 기간인 1일 경기 안성 스타필드 안성점 행사장을 찾아 소상공인을 격려했다사진연합뉴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동행축제' 기간인 1일 경기 안성 스타필드 안성점 행사장을 찾아 소상공인을 격려했다.[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 정책은 오랫동안 ‘지원’에 머물러 왔다. 매출이 줄면 소비를 늘리고, 어려움이 커지면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 소비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제품 경쟁력과 유통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소비 촉진 정책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한 장관이 추진하는 동행축제가 출발점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해법이 되기 위해서는 구조적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우선 소상공인 정책의 대상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모든 소상공인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접근은 한계가 분명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영세 자영업과 성장 가능성을 가진 소상공인은 정책 접근이 달라야 한다. 전자는 안정과 보호가 필요하고, 후자는 판로 확대와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이 구분 없이 일괄 지원에 치중해 왔다. 결과적으로 보호도, 성장도 모두 애매해졌다. 한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이 이원 구조를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다.


판로 정책 역시 재정립해야 한다. 대형 유통과의 연계는 필요하지만, 이를 강제하거나 할당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 경쟁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대형 유통과 플랫폼이 소상공인 제품을 일정 기간 테스트하고, 소비자 반응을 통해 자연스럽게 입점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물류, 데이터, 마케팅을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판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판로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소상공인의 ‘산업화’ 역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모든 소상공인이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전제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일부 성장형 소상공인은 충분히 산업화의 길로 갈 수 있다. 이들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온라인 판매 역량, 브랜드 구축,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갖춘 사업자에게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반면 생계형 자영업에는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안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동행축제와 같은 이벤트 정책의 위치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수단이다. 단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는 있지만,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를 만들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벤트는 ‘보조 수단’으로, 구조 개혁은 ‘핵심 정책’으로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소비를 경험하게 하고, 그 소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유통 구조와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도 명확히 해야 한다. 해답은 시장 안에 있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설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불공정 거래를 막고,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며, 데이터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그 역할이다. 그 위에서 경쟁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


한성숙 장관이 던진 메시지는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 소비를 살리고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정책은 의지로 완성되지 않는다. 구조로 완성된다.


이제 동행축제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벤트로 끝날 것인지, 구조 개혁의 시작이 될 것인지가 결정될 시점이다. 한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소비를 일으키는 정책을 넘어, 소상공인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동행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