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 한전 GIS 답함 공방…"145건 사전 조율" vs "檢, 합의 특정 못해"

  • 法, 효성·HD현대·LS·일진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1차 공판 진행

  • 검찰 "시장 90% 장악한 구조적 담합"…부당 이득 1600억대 산정

  • 전력업체 "각사 기준·판단 따라 정상적으로 투찰한 것"…혐의 부인

효성이 지난 2005년 중국에 첫 수출했던 750kV급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사진연합뉴스
효성이 지난 2005년 중국에 첫 수출했던 750kV급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사진=연합뉴스]

6700억원대 한국전력공사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 담합 사건 재판이 본격화한 가운데 검찰과 전력기기 업체들이 '장기 구조적 담합'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정면 충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8개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첫 공판을 열고 심리 계획과 증거 정리 절차 등을 논의했다. 재판부는 이날 구속 기소된 일부 피고인들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전이 발주한 GIS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 등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약 6776억원 규모 담합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산정한 부당 이득 규모는 최소 1600억원이다.

GIS는 발전소와 변전소에서 과도한 전류를 차단해 전력 설비를 보호하는 핵심 장치다. 검찰은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주요 업체들이 관련 시장의 약 90%를 점유한 상태에서 장기간 시장 물량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업체 측은 담합 자체를 부인하며 검찰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효성중공업 측 변호인은 "검찰은 전체적인 기본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는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입찰 담합이라면 개별 입찰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했고 낙찰을 어떻게 정했는지가 특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효성이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건까지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다"며 "생산 문제나 제재 등으로 참여하지 못한 경우까지 담합으로 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른 업체들 역시 "업체별 기준과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투찰했을 뿐 사전에 낙찰자나 가격을 정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은 공정거래법상 전체적인 담합 구조를 포괄해 기소한 사건"이라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장기간 경쟁을 제한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맞섰다.

또 "담합 인정 이후 진술 번복과 관련된 정황도 확인됐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함께 열린 보석 심문에서 구속 피고인 측은 장기 심리가 예상되는 데다 주거지가 일정하고 객관적 증거가 대부분 확보된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 규모와 중대성을 고려하면 죄질이 무겁다"며 "동일한 변호인을 통해 공동 대응이 이뤄지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증거 인멸 우려가 남아 있다"고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일부 피고인 측은 수사 과정의 적법성 문제도 제기했다. 일진전기 측은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사 비밀유지권(ACP)에 해당하는 자료가 포함됐다며 향후 증거 능력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10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3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6개 사업자는 검찰에 고발됐다.

서울고법에서는 공정위 처분을 둘러싼 행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형사 재판에서 담합 성립 범위와 개별 가담 정도가 어떻게 판단되는지에 따라 민사·행정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