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만 반대하는 농협 개혁…"직선제·상시감독기구 신설 서둘러야"

  • 국회 농해수위 입법 공청회 개최 예정

  • KREI "기존 감사위, 독립성 확보 부실"

  • 농협개혁추진단 "조합장만 투표하는 특권 없어져야"

김종구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1월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농협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와 조합원, 일반 국민 사이에서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의 반복되는 비위가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만큼 조합원 직선제와 상시 감독 기구 신설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12일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연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달 1일 당정협의를 통해 도출된 윤준병 민주당 의원의 농협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 의원의 개정안은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 △외부 감사기구 신설 등이 골자다.

당정이 이 같은 개혁안을 추진하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방만한 운영과 회장의 비위 일탈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발표한 범정부 합동감사에서는 중앙회 핵심 간부의 비리와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 등이 광범위하게 드러났고 정부는 이 중 14건을 수사의뢰했다. 

조합원과 국민들 사이에서도 농협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조합원 94.5%, 일반 국민 95.1%가 농협 개혁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임직원 비위 문제 해결을 위해 농협개혁이 필요하다는 응답(조합원 55.1%·국민 73%)이 많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앙회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후 KREI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 '농협 개혁:창조적 파괴와 혁신'에서 "기존 농협의 조합위원회와 조합감사위원회는 중앙회장의 영향력이 미쳐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했다"며 "준법감시인 외부전문가 임명 의무화·임직원 범죄 고발 의무화·유죄 시 직무정지 근거를 신설해야 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조합장들 사이에서는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기구 상시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면 농협이 정치조직으로 변질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조직의 전문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감사기구는 자율성 증진이라는 협동조합 본질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농협개혁추진단 소속 하승수 변호사는 "협동조합의 자율성 증진이 보장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비리가 가능한 수준의 자율성은 인정될 수 없다"며 "조합장만 참여하는 현행 간선제에서 '자리 나눠 먹기'에 가까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조합원 직선제로 이들만의 특권의 벽을 무너뜨리면 오히려 조직이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2차 개혁안 마련을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1차 개혁안이 농협중앙회와 회장의 비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2차 개혁안은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일본의 농협 개혁 등을 참고해 다음 달 중 2차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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