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히트펌프 시장... 삼성·LG에 맞선 경동-귀뚜라미 생존 전략은?

  • 삼성·LG, 히트펌프 보일러로 국내 시장 정조준

  • 경동·귀뚜라미, 친환경 기술 및 서비스 우위 맞불

경동나비엔 가정용 히트펌프 사진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 가정용 히트펌프 [사진=경동나비엔]

정부의 '친환경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정책에 따라 안방 난방 시장을 둘러싼 대기업과 보일러 전문 기업 간의 영토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7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압도적인 스마트 가전 제어 생태계와 고효율 기술을 무기로 국내 히트펌프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전통 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은 '초친환경 냉매 기술'과 '독점적 시공 인프라'를 앞세워 맞대응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공기 중의 열을 활용해 난방과 온수를 제공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냉장고나 에어컨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냉매가 공기에서 열을 흡수한 뒤 압축기를 통해 고온의 열로 변환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무엇보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아 유해 배출가스가 없는데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 아래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을 추진 중이다. 가구당 히트펌프 보일러 설치 비용이 100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10년뒤 국내 히트펌프 시장이 3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히트펌프 시장은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한국형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출시했다. 외부 공기 중의 열을 흡수해 물로 전달하는 '에어 투 워터(Air to Water)' 방식을 적용한 이 제품은 바닥 난방용 35℃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해 투입된 전력 대비 5배에 가까운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효율성을 입증했다.

LG전자도 이달 실외기와 주요 시스템 구성요소가 일체화된 구조로 설계된 일체형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 신제품을 내놨다. 별도의 냉매 배관 공사가 필요 없고 기존 주택의 온수 배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설치가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 보일러 업계는 초친환경 기술력과 현장 서비스 네트워크 등 사후 관리 시스템이 대기업 공세를 막을 진입 장벽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냉매도 핵심 차별화 포인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히트펌프는 준친환경 냉매인 'R32'를 채택하고 있다. R32는 이전 세대 냉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만 지구온난화지수(GWP)가 675 수준으로 유럽 등 글로벌 환경 기준의 최종 지향점인 '자연 냉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센추리 인버터 스크롤 히트펌프 사진귀뚜라미
센추리 인버터 스크롤 히트펌프 [사진=귀뚜라미]


반면 경동나비엔은 프로판 가스 기반의 차세대 자연 냉매 'R290'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R290 냉매의 GWP는 3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탄소 규제를 완벽히 충족한다.

귀뚜라미의 냉동공조 계열사인 센추리도 R32 냉매를 기반으로 한 인버터 스크롤 공기열 히트펌프로 가정용을 넘어 상업용 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상업용 공기열 히트펌프를 기반으로 공공시설, 농업시설, 상업시설 등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전문 시공 및 서비스 네트워크도 전통 보일러 업계의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보일러는 집안 내부의 기존 배관 설계, 수압 균형, 단열 상태 등을 완벽히 진단하고 이에 맞춘 정밀한 설비 공사가 수반돼야 한다"며 "시공 품질에 따라 난방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겨울철 동파, 누수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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