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사면 뒤처진다"… 日 닛케이, '사상 최대' 3320포인트 폭등해 '사상 최고치'

  • AI·반도체주가 급등장 주도… 미 기술주 강세·중동 긴장 완화 기대 반영

  • 시총 10조 엔 초과 종목 스톱고 속출 '이례적'… 과열 신호도 동시에

7일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지수를 나타내는 전광판 앞으로 한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지수를 나타내는 전광판 앞으로 한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골든위크 연휴 뒤 첫 거래일에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7일 전 거래일보다 3320.72포인트(5.58%) 오른 6만 2833.84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처음으로 6만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상승폭은 '레이와의 블랙먼데이'로 불린 급락 직후 반등장이었던 2024년 8월 6일의 3217포인트를 넘어 포인트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수 수준 자체가 높아진 탓에 상승률로는 역대 톱 20에도 들지 못했다.

연휴 기간 미국을 중심으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진 데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조기에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승장은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가 이끌었다. 소프트뱅크그룹(SBG)은 가격제한폭 상한(스톱고)까지 매수세가 몰렸고, 메모리반도체업체 키옥시아홀딩스는 매수 주문이 폭주하며 종일 매수 호가만 쌓인 채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다 결국 가격제한폭 상한인 전 거래일 대비 7000포인트(19.22%) 오른 4만 3410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키옥시아 시가총액은 23조7000억 엔(약 220조원)으로 불어나 히타치제작소를 제치고 도쿄증시 6위로 올라섰다. 시총 10조 엔이 넘는 종목들에서 스톱고가 잇따른 것은 이례적이다. 어드반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도 강세를 보였고, 도쿄일렉트론은 주식 분할을 감안한 상장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연휴 기간 해외에서 쌓인 호재가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AMD가 5일 발표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약 2배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키옥시아와 미국 내 합작 공장을 운영하는 샌디스크가 지난달 30일 호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30% 가까이 뛴 점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골드만삭스는 1일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94조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2025년 실적의 10배가 넘는 수준으로, 일본 최대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2025회계연도(2024. 4~2025. 3) 영업이익(약 4조 7000억 엔)의 11배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6일 1조 달러를 돌파했다.
 

AI 및 반도체 랠리 '포모' 확대


이에 AI 및 반도체 상승 랠리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투자자들의 조바심(FOMO·포모)은 한층 짙어졌다. 골드만삭스증권의 이시바시 다카유키 바이스프레지던트는 "AI·반도체 관련주를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포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오르는 종목이 더 오르는 쏠림 장세다. 지수선물 연동 매수와 추세 추종형 해외 자금이 가세했고, 연휴 직전 헤지 목적으로 콜옵션을 매도해 뒀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한 환매수에 나서면서 상승폭이 단숨에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로 뉴욕 유가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일·미 장기금리 상승 부담이 함께 누그러진 점도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었다.

상승세는 대형 기술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토픽스(TOPIX)는 111.76포인트(3.00%) 오른 3840.49로, JPX닛케이400은 1079.04포인트(3.18%) 오른 3만 5060.73으로 마감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의 거래대금은 10조 8448억 엔으로 2022년 프라임시장 출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 수는 1190개로 전체의 약 75%에 달했다. 다만 상사주와 의약품주, 식료품 등 일부 내수주에는 매물이 나왔고,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인펙스(INPEX)도 약세를 보였다. 닌텐도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로 매도 압력을 받았다.

다만 증시 과열 신호 역시 곳곳에서 감지된다. 닛케이지수를 토픽스로 나눈 NT배율은 장중 16.3배대까지 올라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증시에서 대형주들의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25거래일 평균 대비 괴리율도 통상 '과열'로 보는 5%의 두 배를 넘었다. 노무라증권은 1일 보고서에서 과거 흐름상 닛케이 주도의 상승은 지속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전략가는 "특정 종목군에 쏠린 장세는 오래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 픽테 재팬의 이토시마 다카토시 전략가는 "지정학 리스크 후퇴를 계기로 자동차·은행 등 토픽스에 영향이 큰 경기민감주의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파르게 6만 3000선까지 치고 올라온 닛케이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AI·반도체주 밖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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