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은 조현 외교부 장관을 직접 질책했다."이중통역 문제는 최소한 다음엔 안 할 수 있게 특수교육을 시키든 해서 하나 키우자."
질책의 표면은 인력 부재였지만, 그 이면에는 더 불편한 현실이 있다. 한국과 인도는 같은 아시아 대륙에 있다. 수천 년의 문명을 가졌고, 식민지의 아픔도 공유했다. 수교한 지 오래고, 교역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두 나라는 서로에게 여전히 먼 나라다. 통역사 한 명의 부재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무관심의 결과였다.
언어는 관심의 척도다. 우리가 어떤 나라의 말을 배우는가는, 우리가 그 나라를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는가를 보여준다. 그 기준에서 보면, 인도는 오랫동안 우선순위 밖에 있었다.
에세이 대상을 받은 소날리 레이는 서울의 광장시장과 인도의 바자르를 나란히 놓으며 썼다. 김치와 아차르(인도 피클)는 같은 음식이 아니지만, 같은 철학이라고. 발효와 인내를 통해 소박한 재료를 복잡하고 살아있는 무언가로 변환하는 지혜, 두 문명은 그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고.
화려하지 않지만 대체 불가능한 어머니의 된장찌개와 달이 같은 문법으로 사랑을 말한다는 문장 앞에서, 읽는 이는 잠시 멈추게 된다.
금상을 받은 김지영은 다른 방향에서 인도에 다가갔다. 힌디어에서 '어제'와 '내일'이 같은 단어, '까르'로 표현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 그의 에세이는 단정 짓기를 거부하는 인도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인간은 과도기적 존재이며 결코 완성된 존재가 아니다"라고 한 독립운동가 오로빈도의 말을 인용하며, 그는 MBTI 네 글자로 서로를 규정하는 현대 한국 사회의 조급함을 조용히 되돌아봤다. 어제는 내일이고 내일은 어제인 나라에서, 그는 무언가를 섣불리 결론짓지 않는 삶의 태도를 배워왔다.
두 에세이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은 결국 같다. 우리는 인도를 충분히 몰랐다는 것.
AI 영상 부문 대상을 받은 김동희의 '함께 더 높이 날아' 역시 같은 정서를 다른 형식으로 담았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한국의 기획력과 인도의 창의적 감성이 만났을 때 무엇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중통역은 언어의 문제다. 그러나 더 깊은 곳에는 이해의 문제가 있다. 550명의 참가자들이 이번 공모전을 통해 인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도 음식을 찾아보고, 인도 역사를 읽고, 힌디어 단어 하나의 뜻을 곱씹었다. 그 하나하나가 정상회담 통역사 한 명을 길러내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결코 덜하지 않은 방식으로 두 나라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내일(5월 16일) 여의도 한강 너른들판에서 인도 문화의 날 행사가 열린다. 공모전 수상자들이 이날 함께 시상대에 선다. 한강 위로 인도의 색과 소리가 번지는 그 자리에서, 어쩌면 이중통역의 거리가 이중언어의 다리로 바뀌는 첫 장면이 펼쳐질지 모른다. 어제와 내일이 같은 단어인 나라가 있다. 우리는 이제 막 그 나라와 제대로 된 인사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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