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EU가 유럽 기업들이 핵심 부품을 최소 3곳 이상의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EU 당국자들에 따르면 새 규정은 화학과 산업기계 등 일부 핵심 업종을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새 법안에는 단일 공급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비중에 상한을 두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상한은 30~40% 수준이 거론된다. 나머지 부품은 최소 3곳 이상의 서로 다른 공급업체에서 조달해야 하며, 이들 공급업체가 모두 같은 국가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하루 10억 유로(약 1조7445억원)에 달하는 EU의 대외 무역적자와 중국의 ‘무역 무기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중국산 화학제품과 산업기계 수입 급증으로 유럽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받자, 이를 막기 위한 징벌적 관세 부과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EU 고위 당국자는 "여러 분야에서 우리는 점차 중국 수출에 의존하게 되고 있다"며 "의존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다변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EU의 공급망 다변화 구상이 중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사안에 정통한 또 다른 EU 당국자는 일부 원자재와 화학 투입재 역시 소수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헬륨은 미국과 카타르,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에 공급이 집중돼 있다.
EU는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통상 방어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EU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위축된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철강 관세를 50%로 올리고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EU 당국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국에는 더 많은 철강 쿼터를 배정하고, 다른 국가에는 쿼터를 더 큰 폭으로 줄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산 철강의 유입을 더 강하게 억제하려는 취지다.
한국 기업 수혜 가능성
이번 조치가 현실화하면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U가 핵심 부품 조달처를 중국 외 지역으로 넓히고 단일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경우 화학제품과 산업기계 및 철강 등 관련 분야에서 대체 공급망 수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U는 70개국 이상과 맺은 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활용해 생산국들과 새로운 투자 및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 기업들이 중국 외 공급처를 찾는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제조업 국가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국 기업의 수혜가 곧바로 현실화될지는 불확실하다. EU 당국자들은 이번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해당 방안은 오는 29일 중국 문제를 다루는 EU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집행위원들이 동의할 경우 구체적인 제안은 6월 말 EU 정상회의에서 승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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