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강자' 키움증권, 퇴직연금 뛰어든다…"수익률 못 미치면 수수료 안 받는다"

  • 업계 최초 IRP 수익률 연동 수수료 도입

  • 비대면 시스템 강화로 온라인 연금 플랫폼 차별화

  • 외화RP·ETF 상품군 확대…실물이전 고객 흡수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키움증권 퇴직연금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키움증권 퇴직연금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은 자타공인 '리테일 강자'다.  리테일 부문 시장점유율은 25% 안팎으로 21년째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리테일에 특화된 사업구조는 역설적이게도 키움증권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키움증권이 새로운 영역 개척에 나선다. 국내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5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에 6월부터 본격 진출한다. 리테일 경쟁력을 앞세워 온라인 중심 퇴직연금 플랫폼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청사진도 내놨다. 10년 내 증권업계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10% 달성이다. 증권가에선 키움(발) 퇴직연금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퇴직연금 시장 진출 로드맵을 발표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과감한 수수료 혁신으로 고객들의 장기 자산 수익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겠다”며 “고객이 성장해야 키움증권도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다음달 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한다. 퇴직연금 수익률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운용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준 수익률은 예금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검토 중이다.

또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IRP 전 제도에 걸쳐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전면 면제한다. 정부의 수수료 부담 완화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동시에 초기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상품 라인업 확대에도 공을 들였다. 송수열 연금컨설팅팀 팀장은 “원리금보장 상품은 타 사업자보다 많은 수준으로 상품 협약을 진행했고 기존 펀드 라인업을 기반으로 퇴직연금 펀드와 실적배당형 상품도 등록했다”며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타 사업자에서 거래 가능한 대부분 상품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를 겨냥한 전략이다. 실물이전 과정에서 기존 퇴직연금 계좌에 있는 상품이 계좌를 옮기려는 사업자에 없을 경우 매도 후 현금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해 은행·보험 등 타업권에서 증권업으로 적립금을 옮기는 신규 고객 유치 경쟁력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외화 RP 상품도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개인·법인 등 모든 퇴직연금 고객에게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감독규정상 외화 상품도 투자 가능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외화 RP부터 시작해 채권, 적립금 규모별 ELS 발행 등 다양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 주식 거래고객들이 누리던 플랫폼 환경이 그대로 퇴직연금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기존 주식 거래 환경과 동일한 시스템에서 퇴직연금 ETF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ETF에 투자하기 위해 별도 계좌로 돈을 이체해야 하거나 실시간 체결내역 잔고 확인이 어려웠던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비대면 업무 처리 시스템도 강화했다. 기업 담당자가 복잡한 서류 작성이나 인감 절차 없이 가입부터 입금, 적립금 지급까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용 웹 시스템을 구축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시장 환경 변화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지점 영업망 기반의 법인 영업이 중요했지만 시장 규모 확대와 개인 투자자 비중 증가로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표영대 연금플랫폼본부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며 양적 성장 단계를 지나 질적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며 “투자하는 연금 트렌드 확산과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가입자 선택권 영향력이 커진 만큼 온라인 투자 플랫폼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2035년까지 증권업권 내 퇴직연금 시장점유율(MS) 10%, 적립금 기준 상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미래에셋증권이 42조4411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증권(23조2681억원), 한국투자증권(22조5945억원), 현대차증권(18조8552억원), NH투자증권(10조7541억원), KB증권(8조8981억원) 순이다.

표영대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은 10년 뒤인 2035년 1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진출 첫해인 올해는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면서 키움증권의 리테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장기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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