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한국은행]
중국의 제조업 성장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의 비(非)IT 수출이 독일·일본 등 전통 제조강국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중국과 함께 기존 독일·일본 제품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한은이 발간한 '비IT 수출의 주요국 간 경쟁 상황 평가'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우리나라 비IT 수출은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비IT 수출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IT 수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중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 속에서도 한국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기준 비IT 중화학공업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2019년 11.0%에서 14.6%로 3.6%포인트 상승한 반면 독일은 12.4%에서 11.1%로, 일본은 6.9%에서 5.6%로 각각 하락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 3.9%에서 4.0%로 소폭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화공품·철강제품·기계류·수송장비 등 전 분야에서 중국 점유율이 상승한 반면 독일과 일본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 철강제품과 기계류 점유율은 일부 낮아졌지만 수송장비와 기타 품목에서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세부 품목 기준으로는 중국 점유율이 상승한 시장에서 한국 제품 점유율도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2019~2024년 중국 점유율이 확대된 품목 가운데 한국 점유율도 동반 상승한 품목 비중은 수출액 기준 60.8%에 달했다. 반면 일본은 20.4%, 독일은 23.6% 수준에 그쳤다.
이택민 한은 국제뮤역팀 과장은 "한국의 점유율이 확대된 품목에서는 독일과 일본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우리 제품이 중국 제품과 함께 기존 독일, 일본 제품을 일부 대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수준이 높은 품목에서의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복잡성지수(PCI)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20~2024년 한국의 고위 기술 품목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저위(3.3%), 중저위(3.0%), 중고위(2.1%) 품목보다 높았다.
이는 세계 평균 증가율(6.0%)과 독일(5.2%), 일본(2.3%)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중국의 고위 기술 품목 증가율(11.8%)보다는 낮았다.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 속에서도 한국의 대미 비IT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5년 2분기~2026년 1분기 중 한국의 비IT 관세 대상 품목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지만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폭은 0.4%포인트에 그쳤다.
한은은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부과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시장 진입이 제한되면서 한국 제품이 일부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중국 점유율이 하락한 세부 품목 가운데 한국 점유율이 상승한 사례가 다수 관찰됐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향후 비IT 수출은 범용품의 가격경쟁보다는 고부가품목의 기술·품질 경쟁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양적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제품은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혜택도 일부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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