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단순한 가업승계 지원을 넘어 고용·기술력·공급망을 보전하는 '생산적 기업승계'에 나선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중소·중견기업 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인수합병(M&A) 금융 주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1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에서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에서 중소기업 승계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대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업승계를 최소 10년 이상 장기 과제로 보고 관리할 계획이며 이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 행장은 안정적인 기업승계가 이뤄지면 기술력 보존은 물론 고용 유지, 산업 공급망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향후 5년간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총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기업승계에 주목하는 이유는 창업주 은퇴를 앞둔 중소기업 상당수가 승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가 업무협약(MOU)을 맺은 740개 기업 가운데 80% 이상이 매출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이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2세 승계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가업상속 특례 등 관련 제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 업력 10년 이상 기업 가운데 17%는 승계에 실패한 채 폐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은 단순한 가업승계 컨설팅을 넘어 M&A, 종업원인수(EBO), 경영진인수(MBO)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창업주 자녀들이 승계를 원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EBO·MBO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력해 연간 500개, 향후 5년간 2500개 이상 기업에 맞춤형 승계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에 대해 승계를 성공적으로 지원한다면 누적 500개 기업 기준으로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000억원 보전 △생산유발효과 4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934억원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인수금융 참여 등을 통해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M&A 시장은 연간 약 40조원 규모, 400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소기업 거래 비중은 건수 기준 80%, 금액 기준 약 12조원에 달한다.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설 수 있는 기업만 5000여 곳에 달해 인수자 시장은 충분히 형성돼 있다"며 "승계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기업승계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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