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이 범용 D램과 낸드 플래시 시장을 파고들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양대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HBM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국과 중국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격차가 3~5년 사이로 좁혀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와 낸드플래시 업체 YMTC는 최근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CXMT는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로부터 IPO 심의를 통과했다. 현재 등록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며 조만간 상장 절차를 마무리한다. IPO를 통해 295억 위안(약6조555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 상장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 이후 역대 두번째 규모다.
CXMT는 최근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8%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3강 체제'를 위협하는 4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회사의 1분기 매출은 508억 위안(약 1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늘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급망 국산화 정책과 저가 공세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YMTC 역시 낸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YMTC는 200단 이상 고적층 낸드플래시 기술을 확보하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SD)와 모바일 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거대 수요를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IPO 이후 HBM 개발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프리미엄 메모리 분야 R&D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최근 CXMT에 HBM 양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라고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연내 HBM3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메모리 업체가 한국의 HBM 기술력을 빠르면 3년 내에 따라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거대한 자금력과 R&D에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면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어서다. 현재 범용 D램과 낸드 시장에서 생산 규모를 키우고 수익 기반을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메모리 시장까지 진출하는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3~5년 내에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수준과 비슷해질 것"이라면서 "한국과 중국의 HBM 기술 격차는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시간 제한없이 연구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 반면 한국은 근로기준법상 제한된다"면서 "한국도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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