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M&A·임상 성과… K바이오, '반등 신호탄' 쐈다

  • 한미약품·아리바이오-오스코텍·큐라클 등 …'조 단위' 딜, 잇단 낭보

  • 큐레보, 릴리 인수와 추가 기술이전 기대감까지… 산업 가치 커진다

  • 정부 "R&D 지원 금리 하락을"… 일각선 "바이오텍에 실질 지원 필요"

K-바이오 산업이 기술수출·인수합병(M&A)·임상 성과라는 '삼박자'를 앞세워 하반기 반등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조 단위 기술수출이 잇따르고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유치가 활기를 띠면서 산업 전반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흐름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 아리바이오, 큐라클, 오스코텍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조 단위 기술수출에 잇달아 성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했다. 국내 기업들이 상반기 체결한 주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은 총 8건으로 계약 조건이 비공개된 1건을 제외한 누적 규모는 85억1675만 달러(약 13조 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약 80억 달러(약 12조 2700억원) 규모를 넘어선 수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미약품은 이달 1일 일라이 릴리와 자체 개발한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HM15912, LAPS GLP-2 analog)'에 대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2억6000만 달러에 달하며,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확정 계약금만 7500만 달러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2020년 머크(MSD)와의 기술이전 이후 약 6년 만에 성사된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앞서 지난달 아리바이오는 중국 푸싱제약에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판권을 넘기며 상반기 최대 규모인 47억 달러에 딜을 체결했다. 확보한 선급금만 1억4000만 달러 수준으로 올해 체결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기술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큐라클은 맵틱스와 공동개발하는 망막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Tie-2xVEGF 이중항체 'MT-103'의 전 세계 독점권에 대해 미국 메멘토 메디슨에 라이선스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0억7775만 달러다.

오스코텍은 미국 희귀질환 치료제 기업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스코텍은 아지오스로부터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2500만 달러를 받고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까지 포함하면 최대 총 6억6500만 달러에 달한다. 
 
한미약품

올 상반기 대표적인 M&A 성과로는 일라이 릴리의 GC녹십자 계열사 큐레보 인수가 꼽힌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쳐 총 15억 달러에 매각됐다. 릴리는 이번 거래를 통해 큐레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개발명 CRV-101)'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추가적인 기술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개발 중인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치료제 자보페그두타이드(DD01)가 미국 임상 2상에서 간 섬유화 개선과 MASH 해소 효과를 확인했다. MASH 치료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로, 임상 성공 여부가 K바이오의 신약 개발 역량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수조원 규모 M&A에 나설 정도로 MASH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디앤디파마텍도 기술이전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R&D) 지원 금리를 낮추거나 연구비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정책이 동반된다면 하반기 반등은 물론 중장기적인 산업 도약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큰 규모의 기업 보다는 바이오텍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해외 투자 유치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기업들은 이미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펀딩을 잘 받고 있지만, 바이오텍은 프라이빗 펀딩이 안 되고 사실상 자급자족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큰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외에도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중소 바이오텍들이 실질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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