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김중남, 강릉 첫 민주당 시장 당선 … 31년 보수 아성 무너졌다

  • -. 공무원노조 위원장 출신 김중남, 현직 시장 꺾고 승리…'강릉 대전환' 시대 선언 -. 민선 지방자치 이후 첫 진보계 시장 탄생…AI·첨단산업 중심 미래도시 비전 제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63 후보가운데가 지지자들과 함께 당선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중남(63) 후보(가운데)가 지지자들과 함께 당선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강원 강릉시 정치지형이 31년 만에 대전환을 맞았다. 민선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된 1995년 이후 줄곧 보수정당 후보만 시장직을 차지해 온 강릉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63) 후보가 국민의힘 김홍규(64) 후보를 꺾고 당선되며 강릉 최초의 진보계 시장으로 기록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김중남 당선인은 4일 오전 3시 15분 기준 개표율 93.77% 상황에서 5만5347표(51.76%)를 획득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직 시장인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는 4만4869표(41.96%)를 얻는 데 그쳤으며, 무소속 김동기 후보는 6704표(6.27%)를 기록했다.
 
이번 강릉시장 선거는 선거 전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각 정당과 무소속 진영을 포함해 경선 과정에만 9명 안팎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경쟁이 뜨거웠다. 강릉은 오랫동안 강원 영동권 대표 보수도시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정치적 환경 변화와 지역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맞물리면서 예측이 쉽지 않은 선거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지역 정치권을 둘러싼 변화와 함께 국민의힘 권성동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이 지역 민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강릉시의 가뭄 대응 문제와 현 시정 운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되면서 변화 요구가 선거 막판까지 확산됐다.
 
김중남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강릉을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개발 중심의 시정 운영에서 벗어나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 선거 막판 발표된 강원지역 6개 언론사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김 당선인이 김홍규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며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이후 보수층 결집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결국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승리는 강릉 정치사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강릉시장 선거는 민선 1기 이후 민주자유당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국민의힘 후보가 연이어 당선되며 보수정당의 독주가 이어져 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최명희 시장이 79.57%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적인 민주당 강세 속에서도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가 강원도 시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하는 등 보수세가 견고했다.
 
이 같은 정치적 토양 속에서 김중남 당선인의 승리는 선거 결과를 넘어 강릉 시민들의 변화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당선인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6대 위원장 출신으로 노동·시민사회 운동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져왔다. 2004년 공무원 총파업 과정에서 해직됐다가 2007년 복직했으며, 이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정치권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0.09%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릉지역에 출마해 43.34%를 득표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후 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섰다. 특히 지난해 극심한 가뭄 사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강릉 방문을 이끌어내고 관련 예산 확보 과정에 참여하면서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AI 데이터센터 및 산학연구단지 조성, 드론·로켓 첨단 방산산업단지 구축,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조성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문화관광도시를 넘어 첨단산업 중심의 미래도시로 강릉을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김중남 당선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원을 보내주신 강릉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낡은 방식과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관광도시와 미래첨단산업도시의 비전을 동시에 실현해 강릉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며 “시민과 소통하고 결과로 평가받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31년 동안 이어진 보수정당의 독주 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낸 김중남 당선인이 앞으로 강릉의 변화와 혁신을 어떻게 현실화할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강릉원주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중남 당선인은 강릉시민행동 공동대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정동진독립영화제 후원회장, 더불어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강원 영동지역 가뭄 물 부족 사태 해결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넘나드는 활동을 이어왔다고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