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연구개발(R&D) 체계 정비를 통해 신약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오는 16일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한다. 지난 2023년 신약개발 조직 전문성과 투자 효율성를 위해 분리했던 조직을 약 2년 7개월 만에 다시 편입하는 것이다. 유노비아가 개발해 온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소화성궤양 치료제 '파도프라잔' 등 핵심 파이프라인도 본사 체계로 들어오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약가 정책을 손질하는 동시에 R&D 투자 비중이 높은 제약사에 대한 약가 우대 방안을 내놨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은 기존 5%에서 7%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에서 9%로 각각 2%씩 상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 분사 이후 연구개발비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회사의 연결 매출은 2023년 6007억원, 2024년 6149억원, 2025년 5669억원 수준을 기록한 반면, 연구개발비는 2023년 950억원에서 2024년 462억원, 2025년 355억원으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별도 기준 연구개발비 역시 2023년 813억원에서 2024년 94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산된 조직을 통합하면 관리가 수월해지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기술이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상에서는 단일 주체가 나서는 편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내약성과 효능을 확인한 상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신약 개발과 라이선싱 등 R&D 과업을 보다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의 경우 비교적 상업화가 가까운 파이프라인으로 파도프라잔과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꼽힌다. 파도프라잔은 유노비아가 발굴해 대원제약에 기술이전한 후보물질로,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 P-CAB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안착 속도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코로나19 노출 후 예방' 적응증에 대해 승인을 내렸다. 감염 또는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인정받은 첫 경구용 치료제로 국내 판권은 일동제약이 보유 중이다.
조코바는 지난 2022년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뒤 같은 해 4분기에만 1000억엔(약 96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엔데믹과 함께 공적 자금 투입이 중단되며 이후 매출이 2023년 829억엔(약 7981억원), 2024년 518억엔(약 4987억원)으로 떨어져 향후 국내 상업화 과정에서도 수익 확보가 변수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주요 파이프라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기술이전이나 상업화 성과가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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