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일의 실향민 문화축제인 제11회 실향민문화축제가 ‘속초, 마음을 잇는 고향’을 주제로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속초시는 한국전쟁 이후 함경도와 평안도 등 이북 지역 출신 실향민들이 대거 정착하며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해 온 국내 대표 실향민 도시다.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실향민 문화는 지역 정체성의 근간이자 현대사 속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간직한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 축제는 실향민 1·2세대의 고령화와 세대교체에 따른 문화 전승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향민 문화의 보존과 계승, 그리고 미래세대와의 연결을 목표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속초시와 속초문화관광재단은 올해를 ‘실향민 문화 육성 원년’으로 삼고, 기존 행사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실향민 3·4세대와 시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대한민국 실향민 문화 플랫폼’으로 축제의 방향성을 확대했다.
축제 첫날인 12일에는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티셔츠 그림 그리기 체험’으로 문을 연다. 어린 세대가 실향민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세대 간 문화 연결이라는 축제의 취지를 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에는 청호동 아바이마을 망향공원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생을 마감한 실향민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망향제’가 엄숙하게 거행된다. 분단 이후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살아온 실향민들의 한과 그리움을 위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어 오후 3시 메인무대에서는 전문 배우들이 피난 시절의 고단했던 삶을 재현하는 ‘피난민 행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주제공연인 뮤지컬 ‘언젠가 우리 만나리’와 연계해 진행되는 이번 퍼포먼스는 전쟁과 분단의 상처,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개막식 이후에는 ‘전국 실향민 노래자랑(속초 청춘 노래자랑)’이 이어진다. 실향민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노래와 추억을 나누며 축제의 열기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날인 13일 오전에는 속초 앞바다 조도 인근 해상에서 ‘함상 위령제’가 엄수된다. 속초해양경찰서 경비함정 갑판에서 진행되는 위령제는 바다에서 유명을 달리한 실향민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로, 실향민 문화축제를 대표하는 상징적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오후에는 지역 향토 명장과 함께하는 ‘실향민 음식 토크쇼-고향의 맛, 속초에 담다’가 마련된다. 이북 음식에 담긴 역사와 추억, 그리고 속초 지역에 정착하며 변화해 온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실향민들의 삶과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속초연극협회 배우들이 아바이마을 초기 정착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실향민 테마마을’은 관람객들에게 당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엄경선 작가의 저서를 기반으로 구성된 ‘실향민 문화 역사관’에서는 실향민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사진전도 함께 선보인다. 역사 기록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전시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이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실향민 문화 콘텐츠 발굴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쇼트폼 영화 ‘한나절’도 상영돼 관람객들에게 실향민의 삶과 정서를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식 콘텐츠의 대폭 강화다.
유명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신효섭 셰프와 다리오 셰프가 참여하는 ‘상속자의 키친 팝업스토어’에서는 이북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특별 메뉴가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시식 행사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북 음식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향토음식 취식존도 운영된다. 지역 먹거리 홍보는 물론 관광객 소비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배려도 강화됐다. 어린이 놀이터와 맘스라운지를 조성해 부모와 아이들이 보다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체류형 관광 콘텐츠 확대를 통해 축제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틀간 이어지는 축제의 마지막은 13일 오후 7시 폐막식이 장식한다. 신승태, 경서예지 등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공연을 펼치며 축제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제11회 실향민문화축제는 통일부와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강원특별자치도, (사)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등이 후원하며, 분단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실향민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전국 유일의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속초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실향민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속초를 찾아 실향민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고,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11회 실향민문화축제의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 정보는 실향민문화축제 공식 홈페이지와 속초문화관광재단 문화관광축제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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