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외신 인터뷰 "이란 전쟁 후 北 핵 포기 더 어려워져"

  • "AI발 초과이익, 국민 분배 장치 필요"

  • 대장동 등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선 "악순환 희생 가능성 높아"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초과이익 배분과 지역 균형발전, 한·미 안보 협상,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이후의 혼란을 지나 "비정상의 정상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치 안정과 증시 랠리, 실용 외교가 그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남은 임기 동안 이 대통령이 AI 투자 붐에 따른 부의 분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지만, 새로 창출된 부를 어떻게 나눌지가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초과이익의 일부를 일반 대중에게 분배하기 위한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기본소득 지급과 같은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균형발전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행정 기능 일부를 청와대에서 서울 남쪽 행정중심지로 옮기려는 구상도 이 같은 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미 관계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재앙이 될 수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 정부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늘리겠다고 약속하면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국의 국방비 비중은 GDP 대비 2.7%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방위에 관해서는 우리가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대가로 관세 완화를 얻어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이 협상 패키지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와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능력 확보라는 안보 목표도 포함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핵 확산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농축 능력이 원전 가동에 필요한 낮은 수준의 농축에만 쓰일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의 자체 핵무기 보유는 바람직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란 전쟁 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최근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남북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통한 돌파구 가능성에는 기대를 남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이 현재 상황에서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도 기사에서 다뤄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시장과 도지사 시절과 관련된 5건의 재판을 안고 취임했으며, 재판은 재임 중 중단됐지만 퇴임 후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의 절반 이상이 탄핵되거나 수감됐다는 점을 짚으며, 이 대통령의 앞날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자신도 이 같은 악순환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인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의 유산이 결국 정치 안정과 외교·경제 성과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고, 이른바 '청와대의 저주'를 끊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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