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스페이스X가 연 우주 시대, 李 유럽 순방 의미가 커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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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화려한 증시 데뷔를 알렸다. 상장 전부터 전 세계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다시피 하며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은 스페이스X의 등장은 그간 AI와 반도체에 몰두되어 있던 우리의 시선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도 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가 현재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면, 그 다음 물결은 우주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주는 국가 주도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우주는 더 이상 과학기술의 상징이 아니라 거대한 산업이자 투자 시장이 되고 있다.

AI 혁명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둘러싼 경쟁이었다면, 우주 경쟁은 이를 기초로 통신·에너지·안보·자원 개발까지 포괄하는 훨씬 더 거대한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각국은 저궤도 위성망 구축, 우주 통신, 우주 자원 탐사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스페이스X IPO 열풍은 이러한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에도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한국 역시 2024년 우주항공청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주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과 차세대 발사체 사업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조직 정비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이어졌고, 정권 교체 과정 속에서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한국은 아직 우주 분야에서 후발주자에 가깝다. 발사체 및 위성 기술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우주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인프라와 경험 모두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독자 개발과 함께 국제 협력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로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로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전해진 소식은 반가운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순방을 통해 유럽과의 본격적인 협력 확대를 알리며 AI·방산·우주 등 첨단 분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이 중 우주 협력이 포함됐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우주는 어느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발사체 개발부터 위성 운영, 우주 탐사, 우주 통신망 구축까지 막대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조차 동맹국 및 민간 기업과 협력하며 우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포함된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세계적인 우주항공 강국들이다. 민주주의와 법치라는 공통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이 이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기술 협력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그들이 우리에게 반도체와 방산, 배터리 등에서 협력을 원하는 만큼 우리도 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요구할 수 있다.

AI 시대가 이제 막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도 세계는 이미 그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와 AI가 현재의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면, 우주는 미래 세대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그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AI 강국을 넘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일관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나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과의 협력은 우리의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보다 빠르게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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