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인간의 공존, 해양 환경과 생태계를 스크린으로 조명하는 국내 유일의 해양 특화 영화제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부산을 찾아온다.
부산시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국제해양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6 국제해양영화제’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영화제는 ‘바다 앞에, 우리는’이라는 주제 아래 총 15개국 47편의 장·단편 해양 영화를 상영하며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는 예년과 비교해 외형과 내실 모두 크게 확장됐다.
부산시 관광마이스국 담당 주무관은 “지난해 10개국 33편이었던 상영작 규모가 올해는 15개국 47편으로 대폭 늘어났다”며 “예산 측면에서도 부산시 지원금 1억 5000만원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후원금 1억원 등 총 2억 5000만원이 투입되는 부산시 지정 사업으로, 한층 더 탄탄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인공지능 해양영화 섹션’의 신설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엄마와의 여행’을 비롯해 초청작 등 총 11편의 AI 기반 해양영화가 상영된다.
일각에서는 컴퓨터 그래픽과 가상 이미지가 중심이 되는 AI 영화가 해양 영화제 특유의 ‘생태적 진정성’이나 아날로그적 메시지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제해양영화제 조하나 조직위원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AI를 기존 영화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도록 돕는 새로운 제작 언어이자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위원장은 “해양이나 우주처럼 거대한 자연을 다루는 영화는 제작비와 촬영 환경, 안전 문제 등 현실적 제약이 매우 크다”라며, “AI 기술은 그동안 물리적·산업적 한계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 과정에서도 기술적 화려함보다는 작품이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관객에게 전하는 공존의 메시지를 최우선으로 평가했다”며, “바다와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핵교맹글라’나 위트 있게 해양생물과의 관계를 다룬 ‘개와 문어와 나’처럼, AI 섹션은 정체성을 희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바다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확장하는 첫 시도”라고 덧붙였다.
올해 영화제는 마니아층과 일반 시민을 아우르기 위한 커뮤니티형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도 대폭 강화했다. 물과 수영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겨냥한 특별섹션 ‘수친자 클럽’이 대표적이다.
조직위원장은 “영화라는 콘텐츠의 가장 큰 힘은 나와 다른 삶과 감각을 만나는 데 있다”라며, “물과 가까워지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영 동호인에게는 반가운 입구가 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바다를 만나는 새로운 일상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진입장벽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오는 20일 영화의전당 6층 라운지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로컬 브랜드 마켓인 ‘바다 마르쉐’가 정오부터 6시간 동안 열린다.
해조류 디자인 브랜드, 굴패각 업사이클링 브랜드 ‘업씨’, 기장 로컬 식재료를 재해석하는 ‘소반 봄’ 등 지역 창작자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자리다.
운영 기간이 토요일 단 하루로 제한된 배경에 대해 조직위원장은 “첫 시도인 만큼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날에 밀도 있게 운영해 참여 브랜드와 관객 모두에게 높은 효과를 주기 위함”이라며, “체험 워크숍 프로그램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성원이 뜨거운 만큼,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10회 영화제에서는 기간과 공간을 대폭 확장한 ‘바다 장’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제해양영화제는 스크린에 머무는 영화 상영을 탈피해, 대중에게 다소 낯설고 무거울 수 있는 해양 의제들을 직관적으로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올해 첫선을 보이는 바다 마르쉐를 발판 삼아 향후 산업과 학술, 경제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부산 중심의 거대한 해양 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2026 국제해양영화제의 개막작은 남극 해양 생태계의 현실을 다룬 ‘남극을 위한 연대’와 ‘도메인 원’이 상영되며, 폐막작으로는 심해 탐사를 통해 해양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어둠 속에 빛이 있었다’가 대미를 장식한다.
상영작 예매 정보 및 세부 프로그램 일정은 영화의전당 누리집과 국제해양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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