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車 판매 줄었는데 파업 리스크...갈등 장기화시 수천억원 손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오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논의한다. 최근 조합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 동의안을 이끌어낸 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올해 노사는 임금 인상·성과급 배분·휴머노이드 도입·고용 안정 등 4대 핵심 쟁점 모두에서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파업이 가시화되면 최악의 생산 차질 사태를 빚은 2016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달 3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투쟁 방식을 본격 논의한다. 쟁대위가 출범하면 부분 및 총파업 등 투쟁의 대응 수위와 특근 거부, 잔업 거부 등 구체적인 쟁의 방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12일 사측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2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고 24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65%의 찬성률을 이끌어냈다. 중앙노동위도 25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서 노사 간의 입장차를 인정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합법적인 파업 구성 요건을 모두 갖춘 만큼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파업이 강행되면 3000억원의 피해를 야기한 지난해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의 성과급 눈높이(3조1000억원)가 높아진데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영업이익·순이익의 10% 안팎을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기준을 새로 마련하면서 현대차 노조원들의 보상 기대심리도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반면 사측은 보호 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실적 둔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역대급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으로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임금 인상안과 성과급 보상 외에도 미래 생산체계의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원년이라는 점에서 협상이 쉽게 타결되기 어려운 구조"라며 "지난해에는 '7년 만의 파업'이라는 부담감에 짧은 부분 파업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띄웠지만 올해는 쟁의 행위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순이익 30%의 성과급'이라는 높은 지급 기준과 정년 연장, AI·로봇 도입 반대 등 핵심 고용 이슈까지 모두 맞물려 사측이 마땅한 해법을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손실 규모가 큰 장기 파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갈등으로 인한 사흘간(16시간)의 부분 파업으로 약 7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야기했다. 이를 자동차 대당 평균 매출(4265만원)로 환산하면 피해액은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직접 피해액 외에도 생산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편, 부품가 등 협력 업체 피해, 브랜드 가치 훼손 등 간접피해 규모도 상당하다. 파업으로 인한 역대 최악의 피해는 임금 피크제 확대를 두고 전면 파업을 벌였던 2016년으로, 당시 생산 차질 물량은 14만2000대, 직접 피해액은 약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가 총파업 수순으로 들어가면 올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 및 부품 수급 차질, 팰리세이드 리콜 사태, 내수 판매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현대차의 올해(1~5월) 국내 판매량은 25만 8481대로 전년동기(29만 2836대) 대비 11.7%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까지 겹치면 신형 아반떼, GV80 하이브리드, 전기 GV90 등 하반기 신차 출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노조는 파업 논의와는 별개로 사측과는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도 파업권을 확보한 뒤 교섭 지렛대로 활용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통상 현대차 임금 협상은 8~9월께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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