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 강원도 최초 '밤샘 재난 비상근무 휴무제' 시행…공무원 회복권 보장 새 전환점

  • 비상근무 후 연가 차감 없는 최대 4시간 휴무 부여…재난 대응 공무원 처우 개선과 지속가능한 안전체계 구축 기대

삼척시청사 전경 사진삼척시
삼척시청사 전경. [사진=삼척시]

삼척시가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재난 대응을 위해 밤샘 비상근무를 수행한 공무원에게 개인 연가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한 회복 시간을 보장하는 '비상근무 후 휴무시간 부여 제도'를 전격 시행한다. 재난 현장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워 근무한 공무원들의 건강권과 근무 여건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도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의 확산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대설, 태풍, 집중호우 등 각종 자연재난 발생 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명령에 따라 심야나 새벽 시간대 긴급 소집돼 밤샘 근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행 복무 지침은 실제 근무시간이 8시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상 근무로 인정하지 않아 비상근무를 마친 직원들이 오전 9시부터 다시 정상 업무를 수행하거나, 신체 회복을 위해 개인 연가를 사용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반복돼 왔다.
 
특히 입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가가 충분하지 않은 저연차 공무원들은 밤샘 근무 후에도 휴식 없이 연속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집중력 저하와 피로 누적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업무 효율성 저하와 재난 대응 역량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척시는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복무관리 부서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며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왔다. 특히 단순히 내부 지침을 손질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행정안전부 지방인사제도과에 관련 법령 해석을 공식 질의하고, 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사전컨설팅 감사까지 실시하는 등 제도의 적법성과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장의 합리적인 재량권 범위 안에서 재난 대응 비상근무자에게 일정 시간의 휴무를 부여하고 기존 시간외근무수당과 비상근무수당을 함께 지급하는 것이 관련 법령과 복무지침에 모두 부합한다는 결론을 얻으면서 제도 시행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확정된 복무 개선안은 재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제 근무 여건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일 자정부터 오전 9시 사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의 비상근무 명령에 따라 응소한 공무원은 실제 밤샘 근무시간에 비례해 당일 오전 최소 2시간에서 최대 4시간까지 별도의 연가 차감 없이 휴무시간을 보장받게 된다.
 
휴무시간은 시민 민원 처리와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사이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시민 서비스는 유지하면서도 밤샘 근무자의 신체 회복과 안전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췄다.
 
시는 이번 제도가 공무원의 복지 향상 차원을 넘어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직원이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업무에 복귀함으로써 재난 발생 시 지속적인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시민 안전 역시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제적 보상도 함께 강화된다. 시는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비상 대기와 현장 대응을 수행하는 실무자들의 노고를 반영해 기존 시간외근무수당과 별도로 하루 1만6천 원의 비상근무수당도 관련 규정에 따라 함께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재난 대응 공무원들은 근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함께 충분한 회복시간까지 보장받는 새로운 근무체계를 적용받게 된다.
 
이번 제도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 대응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미가 크다. 재난 관련 부서는 잦은 비상근무와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기피 부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질 경우 근무 만족도 향상과 함께 조직 안정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산업안전보건법과 공공기관 안전보건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공무원의 건강권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선도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공무원 역시 재난 대응의 최일선에서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적절한 휴식권 보장이 곧 시민 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행정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상수 삼척시장은 "재난 현장에서 밤을 지새운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적 보상보다 다음 날 시민의 안전을 위해 다시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최소한의 신체 회복 시간"이라며 "강원도 최초로 시행되는 이번 제도가 마중물이 되어 도내 18개 시군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재난 부서 기피 현상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자치단체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더욱 촘촘하고 지속가능한 삼척시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도는 공직자의 복무환경 개선을 넘어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정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충분한 회복이 곧 안정적인 재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행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한편, 삼척시는 이번 복무 개선 제도의 운영 성과를 지속적으로 분석·보완해 재난 대응 공무원의 근무환경을 더욱 개선하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난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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